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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u’s Book]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책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읽었어요 ~ 2주의 독서 공백을 깨게 해준 작품으로 인터뷰를읽는 것 같은 신기한 문체의 책입니다. 여자가 겪은 전쟁, 전쟁의 안보이는 이면의 모습들과 아픔, 아름다움같은 것들을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예용 ! 가독성이 좋아서 읽으면서 힘드시지 않을꺼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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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나무위키:대문

2002년 검열에 걸려 잘려나간 부분을 복구해서 새로 출간했다.[1] 마침 2015년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노벨상을 받은 해여서 이에 맞추어 출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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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amu.wiki

Date Published: 7/2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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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YES24

2015 노벨문학상 수상!전쟁에 직접 참전하고 살아남은 여성 200여 명의 목소리침묵을 강요당했던 그녀들의 눈물과 절규로 완성된전쟁문학의 기념비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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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yes24.com

Date Published: 3/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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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알라딘

2015 노벨문학상 수상. 제2차세계대전 중에 백만 명이 넘는 여성이 전쟁에 가담하여 싸웠다. 하지만 그들 중 그 누구의 이름과 얼굴도 기억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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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aladin.co.kr

Date Published: 11/2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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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브런치

이 책은 전쟁터, 그것도 여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특별한 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전쟁터에서 핀 제비꽃 한 송이에 조차 공감하는 여자들의 따뜻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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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brunch.co.kr

Date Published: 5/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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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교보문고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전쟁에 참전했던 200여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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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kyobobook.co.kr

Date Published: 3/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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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전쟁과 그리고 평화의 문학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벨라루스의 군인으로 활동했던 아버지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전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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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ohmynews.com

Date Published: 3/2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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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도서 – 인터파크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저박은정 역 문학동네 2015.10.08. 분야 166위 판매지수 2,239. 별점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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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mbook.interpark.com

Date Published: 9/2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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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서울도서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발행사항, 파주:문학동네,2015. 형태사항, 558 p. ;23 cm. 기타표제, У войны н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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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lib.seoul.go.kr

Date Published: 6/2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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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전쟁에 참전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면 이 책은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역사상 가장 잔혹했다는 그 전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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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rglg.co.kr

Date Published: 7/2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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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Author: Eun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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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16. 7. 26.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VDHr0pD734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5월 31일 우크라이나 서부의 스타니슬라브(現 이바노-프란콥스크)에서 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당시 군인이던 벨라루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의 아버지는 퇴역 후 가족과 함께 벨라루스의 작은 마을로 돌아와 부부가 함께 교사로 근무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재학 중 학교 신문에 다수의 시와 산문을 기고했다. 졸업 후 기숙사 보모, 농촌지역 교사로 2년간 재직하며 소련 대학 진학…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5월 31일 우크라이나 서부의 스타니슬라브(現 이바노-프란콥스크)에서 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당시 군인이던 벨라루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의 아버지는 퇴역 후 가족과 함께 벨라루스의 작은 마을로 돌아와 부부가 함께 교사로 근무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재학 중 학교 신문에 다수의 시와 산문을 기고했다. 졸업 후 기숙사 보모, 농촌지역 교사로 2년간 재직하며 소련 대학 진학을 위해 필요한 ‘고용증명서’를 1965년 취득했고, 1966년에는 고멜 시 나로블의 지방 신문사에서 일했다. 그리고 마침내 민스크에 위치한 벨라루스 국립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1972년 대학졸업 후 브레스트 지방 베레사의 지역신문사 기자와 공립 학교 교사로 동시에 근무했다. 이듬해 민스크 지역신문에 취직한 후 저널리즘에 온전히 종사하기로 결정했다. 1976년에는 문학잡지 [네만]에서 통신원으로 시작해 곧 보도부장이 되었다. 같은 해에 첫 서적 『나는 마을에서 떠났다』를 완성했다. 그러나 시골 주민의 도시 이주를 금한 소련 정부의 융통성 없는 여권정책을 비판한 내용으로 인해 출판은 금지되었다. 훗날 알렉시예비치 자신도 ‘보도성이 너무 짙다’며 책의 출판을 반대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단편, 에세이, 르포 등 다양한 문학장르를 시도했다. 당시 벨라루스 작가 알레스 아다모비치가 ‘집단소설’이라는 새로운 문학영역을 개척하던 중이었다. 아다모비치는 알렉시예비치가 ‘있는 그대로의 삶을 묘사하는’ 자신만의 문학방식을 모색하는데 중요한 도움을 주었다. 이 방식의 궁극적 목표는 일상의 콜라주 형태로 개인의 목소리의 합창을 만드는 데 있었다.

1983년 탈고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에서 처음으로 이 방식을 도입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세계2차대전에서 전투원, 당원, 공무원으로 참전했던 소련 여군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들의 전쟁 중과 후의 운명을 연구했다. 그 후 2년간 책의 출판을 위해 검열과 투쟁하면서 알렉시예비치는 ‘대조국전쟁(세계2차대전의 러시아식 표현)의 영광에 먹칠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소위 ‘반공 태도’로 인해 일자리마저 잃었다. 책은 소련에 페레스트로이카가 도래한 1985년에야 모스크바와 민스크에서 동시 출판되었다 (1987년 독일어, 1988년 영어 번역본). 러시아 국내에서만 2백만 부 이상 팔리며 독자와 비평가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작가는 책을 연극과 기록영화로도 각색하였고 영화 버전은 라이프치히 국제 기록영화 주간에서 ‘은비둘기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저서 『마지막 증인』도 소위 ‘이념적 가치의 부재’라는 이유로 출판이 미뤄지다 1985년에 벨라루스에서 빛을 보았다 (1989년 독일어 버전 『Die letzten Zeugen』).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세계2차대전과 스탈린 시대를 겪은 여성과 어린이의 시각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의 고통스러운 경험도 묘사한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정부가 주도한 페레스트로이카 개혁운동 덕분에 알렉시예비치는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다수의 라디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완성했고, 영화감독과 협업했으며 유명한 모스크바 연출가 아나톨리 에프로스를 위한 작품 등 다양한 시나리오와 극본을 집필했다.

여느 작품과 마찬가지로 차기작 『아연 소년들: 아프간 전쟁으로부터 울리는 소비에트 목소리』(1989)에도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작가는 아프간 전쟁 참전군과 ‘아연 소년들’이라 불린 전사자(이들의 유해는 아연 관에 담겨 돌아왔다)의 어머니와 5백 건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책은 10년 간 지속되었던 아프간 전쟁을 비신화하는 데 기여했고, 이로 인해 알렉시예비치는 1992년부터 여러 차례 민스크 법정에 섰지만 유죄 판결은 받지 않았다.

1993년에는 다음 작품 『죽음에 매료되다』를 완성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소련 제국의 종말을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들의 자살과 자살기도를 분석했다. 그 후에는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핵 참사를 다룬 알렉시예비치의 대표작, 『체르노빌의 목소리』(1997)를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참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이들을 심리적으로 묘사했다.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작품을 ‘애도와 고발로 이뤄진 가공할 만한 진혼곡’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핵 ‘사고’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끔찍한 보고서로 이뤄진 이 책은 유사 시 전세계 인류를 위한 지침서가 되었다. 벨라루스 현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센코가 집권한 1994년부터 알렉시예비치의 책은 그녀의 모국에서는 더 이상 출간되지 않았다. 그녀의 작품은 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삭제되었다. 1998년 라이프치히 유럽이해 도서전에서 수상한 알렉시예비치는 상금으로 『체르노빌의 목소리』의 러시아어판을 구입해 벨라루스로 반입했다.

바로 이 시기부터 알렉시예비치에 대한 벨라루스 당국의 공격이 심화되었다. 그녀의 전화가 도청되었고,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게 되었으며 CIA와 결탁한다는 혐의까지 받았다. 2000년에는 국제피난처도시네트워크(ICORN)로부터 보호를 제안 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몇 년 동안 거주했다. 그 후에는 스톡홀름과 베를린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작가는 독일학술교류처(DAAD)의 ‘베를린 예술가 프로그램’에 초빙되어 자신의 최신 저서를 집필했다. 2011년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 독재정부의 핍박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민스크로 귀국했다.

『세컨드핸드 타임』은 독일에서 출간된지 일주일 만에 9,000부가 팔리며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또한 2013년 프랑스 에세이 부문 메디치상을 수상했으며, 문학잡지 [Lire]의 2013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앞서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주요 문학상 중 하나인 독일출판협회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소련이 붕괴되고 20년 후 ‘붉은 인간’이라 명명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작품활동 초기부터 ‘목소리의 소설’이라는 자신만의 문학장르를 개척했다. 이에 따라 그녀의 모든 작품은 세계2차대전 시기부터의 러시아 역사와 함께 진행한다. 독일어로 출판된 그녀의 최신작 『Secondhand-Zeit. Leben auf den Truemmern des Sozialismus』 (2013년 9월)는 최근 몇 년간 사회적 격변을 겪은 이들의 정체성 모색 과정을 반영한다. 매 작품마다 많은 인터뷰를 통해 우선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고, 그 후에는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각 개인에게서 얼마나 많은 인간성을 찾을 수 있고 그 개인 속의 인간성을 보호’하는 작업을 한다. 정서적 역사에 대한 알렉시예비치의 문학적 연대기를 접한 많은 이들은 그녀를 구 소련 국가 거주자들의 ‘도의적 기억’이라 칭한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은 35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아울러 다수의 연극, 라디오 드라마, 다큐멘터리의 소재로도 사용된다. 작가는 폴란드 리샤르드 카푸시친스키 문학보도상(2011)과 독일 도서전 평화상(2013), 2015 노벨문학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독후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1. 이 책은 아프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첫 챕터를 읽고 나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다.

책을 읽으면서 책이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러시아의 조국 전쟁,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여군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초로 쓰인 이 책은 이념의 시대에 오로지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여성들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책의 행간, 자간은 그 여성들의 고통,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통에 대해 가득 차 있다. 우리는 고통을 만나면 그 고통을 직면하기보다 외면하고 싶어 진다.

2차 세계대전 중 소비에트 군대에 약 백만 명의 여성들이 참여해서 싸웠다고 한다. 당시 소비에트 연합은 스탈린이 통치하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즉 조국 전쟁에 참전할 당시 소비에트 군대는 곧 모든 전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스탈린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남자들의 공간이다. 아니, 공간이었다. 여자들이 전쟁에 참전한 것은 역사에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나 여자들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라고 한다. 전쟁과 관련된 용어는 대부분 남자들의 것이었다.

러시아어는 모든 명사가 남성 명사, 여성명사, 중성 명사, 이렇게 세 가지 성으로 나뉜다. 군인을 가리키는 말들은 거의 남성 명사로, 남성을 지칭한다.-옮긴이 주

당시 소비에트 연합의 여자들은 사회주의 조국 러시아에 대한 불타는 사랑으로 16세, 혹은 그보다 훨씬 어린 14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원하여 전선으로 달려갔다. 소련은 조국 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그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조국 전쟁에 참전했던 그녀들의 자리는 없었다. 그녀들의 전쟁은 잊혔다! 그녀들 또한 잊혔다. 전쟁은 남자들의 공간이고 군인은 남자들의 역할이었기 때문에 여자들의 참전은 기억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기록되면 또한 안 되는 것이었다. 남자들이 자신의 훈장을 자랑하며 전쟁의 무용담을 늘어놓았을 때 그녀들은 자신의 참전 사실 자체를 조용히 숨겼다. 남자들 전쟁의 상처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받을 때 그녀들의 상처는 자랑이 아닌 숨겨야 할 결함으로 여겼다. 심지어 훈장과 갖은 표창장을 없애버린 여자들 조차도 있었다. 전쟁 중 그녀들의 참전을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미화하고 자랑스러워했던 국가권력은 그녀들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2. 여자들의 전쟁

‘상상을 한 번 해봐. 임신한 여자가 지뢰를 안고 가는 장면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길을 갔어. 스탈린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그녀는 무릎을 꿇어가며 살아야 하는 삶은 거부했어. 적에게 굴종하는 삶 따위는…. 어쩌면 그때 우린 눈이 멀었던 건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는 눈이 멀었으면서도 동시에 순수했어. 우리는 두 개의 세상, 두 개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는 것, 당신은 그걸 꼭 알아야 해.'(책 중에서)

마을마다 남자들이 모두 전쟁터로 떠나고 더 이상 군인이 될 남자들이 남지 않게 되자 그녀들의 조국은 여자들을 전쟁으로 동원했다. 부상당한 남편을 대신해서 싸우기 위해, ‘신념’을 가지고 조국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기 위해. 나이를 속이거나 무작정 전선을 향해 출발하기도 했다. 군정치위원회를 무작정 찾아가서 참전 했다가 참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한 여성은 친구 몇 명과 함께 간호사 양성과정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녀는 병원으로 배치 몇 달 후 직접 독일군과 싸우기 위해 전선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녀들의 참전은 조국을 위한 아름다운 헌신이었다.

‘…. 나는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들을 두고 스탈린을 믿은 어리석은 사람들이니 눈이 먼 사람들이니 하는 말 따위는 믿지 않아. 그들은 스탈린을 믿은 게 아냐. 그들은 오히려 스탈린을 두려워했어. 레닌의 사상을 믿었지. 그들은 선량하고 정직한 사람들이야. 나중에 사람들이 이름 붙인 것처럼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믿은 거야. 모든 사람들을 위한 행복,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행복. 바로 그걸 믿었어. (중략) 전쟁 중반에 우리 군대에도 훌륭한 탱크와 전투기, 좋은 무기가 생겼지만 신념이 없었다면 히틀러의 군대처럼 그렇게 강력하고 군기가 센, 유럽 전체를 호령한 그런 무서운 적을 물리치지 못했을 거야. 그들의 허리를 꺾어버리는 일은 결코 없었을 걸.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공포가 아니라 신념이었다고.'(책 중에서)

그녀들의 역할은 전통적으로 여자들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간호병, 빨래병뿐만 아니라 최전선에서 싸워야 하는 소총병, 트랙터 기사, 통신병, 기계 선반공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병사로 복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소대장 등 남자들의 부대를 지휘하는 등 역할과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을 대하는 여자들의 태도는 남자들의 그것과 달랐다.

나는 첫 만남에서부터 곧바로 알아차렸다. 여자들은 무슨 말을 해도, 심지어 죽음을 언급할 때조차도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빠뜨리는 법이 없다는 것을.'(책 중에서)

아마도 전쟁을 대하는 여자들의 태도가 남자들의 것과 다른 이유는 주변 상황과 공감할 수 있는 힘에 있을지도 모른다.

전쟁터라는 ‘남자’들의 일상 속에서, 전쟁터라는 ‘남자’들의 임무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썼는지도 들려주었다. 스스로의 본성을 변질시키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책 중에서)

한 여자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내가 전쟁터에서만 아름다웠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간을 전쟁터에서 보냈으나, 이후 조국은 그녀들을 잊어버린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여자들의 전쟁에는 여자만의 색깔과 냄새, 여자만의 해석과 여자만이 느끼는 공간이 있으며, 여자만의 언어가 있다고. 거기에는 남자들과 같은 허무맹랑한 무용담이 아니라 인간들이 있다고. 사람도, 땅도, 새도 나무도 고통을 당하는 생생한 세계가 있다고. 하지만 여자들만의 그 전쟁은 이름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그것이 바로 그녀들의 고통받는 이유이며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라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충격적인 사건이나 드라마틱하고 자극적인 어떤 것을 기대한다면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혹은 스탈린의 소비에트 연합과 관련한 이념적인 어떤 것을 찾기 위해서라도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전쟁이 끝났다. 그녀들은 돌아왔으나 그녀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차가웠다. 참전한 여자들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가 그녀들을 침묵으로 몰아넣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들을 창녀로 모욕했고 어떤 사람들은 전쟁에 참전한 여자들을 보통의 여자가 아닌 거칠고 험악한 남성적인 존재로 대했다. 또 어떤 경우 결혼에 실패하기도 했다. 전쟁터에서 만난 동료 군인과 결혼한 한 여자는 결혼 일 년 후 남편이 떠나갔다.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에게서는 전쟁의 냄새가 난다고.

조국은, 조국의 인민들은 그녀들을 외면했다.

왜? 그녀들을 전장으로 불러들인 것은 조국이 아니었는가?

전쟁으로 얻은 육체적인 병은 그녀들을 힘들게 했다. 임신이 불가능하거나 신체장애를 갖게 되었고,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등 정신적인 장애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전쟁터에서의 경험 그 자체였다. 살인자였다는 자책감. 전쟁터에서 만난 상황 하나하나가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살아있었고 비록 적이었지만 눈빛을 마주 보며 총을 쏘았던 경험은 마치 오늘 겪은 일인 양 매일 같이 살아오는 경험.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지 못한 경험. 존경이 아니라 비난의 대상이 된 시간들. 참전은 여성답지 못한 경험이었다. 아름다운 행위가 이제는 정상적인 여성으로서 하지 못할 행동으로 비난받는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출산한 여성에게 남편은 ‘정상인 여자라면 과연 전쟁터에 나갈 수 있을까? 그래서 당신이 정상아를 낳을 수 없는 거다.’라고 비난하며 그녀를 떠나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지난 이야기, 특히 여성들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네들이 생각하는 전장 속에 여자들은 없는 존재재여만 했다. 만일 있었다면 그것은 여성답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중의 태도.

그녀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역사를 부정하며 숨겨야만 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이야기할 공간을 잃어버린다. 그녀들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을 바쳤던 전쟁, 그녀들의 역사는 그렇게 잊혀 갔다.

‘묻고 싶어…. 이제는 물을 수 있어. 내 인생은 어디 있지? 우리 인생은? 하지만 나는 여전히 입을 닫은 채 살아. 남편도 침묵하고….. 이렇게 고통 속에서 죽어가겠지. 그게 나는 부끄럽고 서러워….’

3. 감정의 역사 ,존재의 역사

조국은 왜 그녀들을 잊어버린 것일까? 지금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타지키스탄인이지만 그 당시 그들은 소비에트 연합의 인민들이었다. 위대한 사회주의 조국이 남자들의 세계인 전쟁터에 여자들을 참전시켜야만 승리할 수 있었던 역사가 부끄러웠던 것일까?

저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이 책을 출간하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책의 원고는 출간하기까지 2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렸으며, 심지어는 출간된 후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고 한다.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그녀는 이 책을 전쟁이 아니라 전쟁터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사람들의 생생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제까지의 역사책은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기술할 뿐이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고 원인과 결과를 이야기한다. 거기에 사람냄새 나는 사람은 없다. 그저 이름이 나올 뿐이다. 그래서 역사책은 일견 건조하고 차갑게 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역사책의 행간에서 ‘현실’이 그곳에 있음을 발견해야 한다. 그 안에서 벌어진 구체적인 사람에 대히, 고통과 슬픔과 기쁨에대해 상상해야 한다.

이 책은 전쟁터, 그것도 여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특별한 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전쟁터에서 핀 제비꽃 한 송이에 조차 공감하는 여자들의 따뜻한 마음의 울림과 전쟁으로 인해 겪어야만 했던 감정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 이유로 저자는 이 책을 흔히 보는 일반적인 역사책과 다르게 인터뷰 형식으로 썼다.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목소리 소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그녀들과 마주 앉아 직접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녀들의 고통스러운 신음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그래서 이 책은 고통으로 가득 차 아파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또, 이 책은 존재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인간이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그것은 개개인의 역사의 정당성과 존재 자치를 인정받았을 때 비로소 증명될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역사를 타인과 나눌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어디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

타인의 고통을 마주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 또한 직면보다는 외면하거나 침묵하는 쪽을 택해왔고 그것이 이 책을 잠시 덮어두었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었다. 아니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들의 시간이 잊혀지지 않았음을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으로 답해야 했으므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교보문고

외할머니께 여쭤 본 적이 있다.일제시대나 6.25를 거치면서 무엇이 가장 무서웠느냐고…할머니는 전쟁, 그 자체가 주는 그 이상의 감정과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고 하시면서 일제 때는 순사들이라고 하면 치를 떨었고 학교 다닐 때는 일본 말을 하지 못하면 매를 때렸다는 일본 선생에 대해서, 또 6.25 사변은 어휴~ 그 북한 공산당과 중국 놈들이라면 지금도 벌벌 떨린다고 하신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뇌리 속에 연일 기억 속에 휘몰아쳐 왔다.매해 수상작에 대한 여러 가지 이름들이 있고, 그 가운데 2015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문학상이라고 하는 주류의 포함이 되긴 하지만 독특하게도 에세이 형식으로 쓰인 작품이다.올 해에는 유력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나온 것을 선두로 누가 수상 할까에 대한, 미리 생각해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이 작가는 전혀 뜻밖에 처음 듣는 이름이었고, 이 작품을 대하면서 왜 한림원이 이 작가에게 수상을 안겨줬는지에 대한 수긍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전쟁이라는 것은 인류가 생겨난 이래 작고 큰 싸움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의 탐욕과 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된 점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작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침공당한 자신의 조국인 소련을 구하기 위해 겁 없이 뛰어든 어린 소녀들의 전쟁 회고록을 담고 그녀들의 생생한 녹취가 들어간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으로 탄생을 시켰다.이 책은 원래 1983년에 처음 작품으로 출간을 하려고 했으나 당국 검열에 의해 좌절이 되고 이후 1985년 첫 출간되었고, 2002년 저자는 검열에 걸려 내지 못했던 부분까지 추가하여 다시 책을 출간했다.자신이 직접 찾아가 녹취록을 곁에 두고서 그녀들이 근 40여 년만에 풀어놓은 전쟁의 상흔과 사랑, 아픔, 그 트라우마와 지금의 삶 자체에 대한 두서없이 내뱉는 말들은 그 어떤 문학작품들보다도 더 심금을 울려준다.맞다.작가가 말했듯이 우리들은 전쟁이라는 소재를 접하는 문학작품들을 대할 때, 알게 모르게 남성적인 시각에 의해서 그려진 책들을 많이 대해왔고 내가 살기 위해서 적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남성적인 치열한 싸움에 근거한 배경만 이해를 했을 뿐, 여성으로서 전장에서 행한 일이라고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야전 병원의 간호사나 통신병 정도의 역할만 생각해 왔던 기존의 나의 생각을 바꿔버리게 한 책이기도 하다.어느 한 주인공을 기준으로 삼아 그녀의 일생을 통틀어서 여성의 시각으로 본 전쟁이 아닌 저자 자신이 말했듯 이 작품은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작가 자신은 ‘소설-코러스’라고 부르는 장르를 통해서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코러스라 하면 요즘은 노래 부를 때 합창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지만 여기서 뜻하는 바는 아마 위의 뜻도 포함이 되지만 ‘입은 다르나 목소리는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 즉 이구동성이란 뜻이 더 어울릴 듯한 말이 아닌가 싶다.서로가 겪은 전쟁의 기억을 더듬으며 한두 명씩 쏟아져나오는 말들이 모두 어우러져 하나의 큰 틀을 이룬 이 책의 내용을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와 닿는다.얼마 전 방송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tv 책을 보다’를 보니 바로 이 작가의 작품을 두고 여러 패널들이 나와서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그녀 자신의 태어난 배경을 무시하지 못하는 가족의 연대적인 출신과 활약은 그녀가 아마도 이런 작품을 당연하게 쓸 수밖에 없었단 것을 상기시키면서 여성들이 왜 전장에 나갈 수밖에 없었으며 그 전쟁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지, 그 전쟁 후에 남겨진 사람들과 떠나간 사람들에 대한 추억까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전쟁이 일어나고 모두가 전장에 참여를 했을 그때의 그녀들은 16살 에서 19살, 때론 20살까지의 청춘들이었다.당시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교육을 시킨 투철한 나라에 대한 충성심은 어린 소녀들이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를 하게끔 유도를 했었고, 남성들보다도 여린 체력에 대한 차이, 여성으로서 맞는 치수가 없는 탓에 남성 군복을 입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큰 구두를 질질 끌어가며 진흙과 부상병을 이끌고 무기까지 가져와야 했던 전장에서의 그녀들은 이미 여성이 아닌 전쟁에서 살아 남아야 했던 한 인간이었으며, 남성과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모습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술로 이어진 이야기라고는 하나, 마치 우리나라의 할머니, 어머니들도 똑같이 이런 전쟁의 상처를 갖고 살아왔다는 동지애를 느끼게도 만드는 책이다.- 둘째를 기다리고 있었어….. 두 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었고, 둘째를 임신 중이었지. 그런데 전쟁이 난 거야. 남편은 전선으로 떠났지. 나는 친정으로 가서 수술을 했어…… 그러니까, 그게 뭔지 알아? 임신중절 수술…… 물론 당시 낙태는 금지돼 있었지만…. 어떻게 낳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지…. 전쟁이라는데! 죽음이 판치는 세상인데, 어떻게 아이를 낳느냐고. -p 116-나는 지금도 숲은 안가. 특히 늙은 참나무나 자작나무들이 자라는 곳은….. 그곳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 p 146″내 전쟁에는 세 가지 냄새가 있어. 피냄시, 그리고 클로로포름과 요오드 냄새….”-p 239″내가 전쟁터에서만 예뻤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 그곳에서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 지나가버렸어. 다 타버렸지. 그러고는 순식간에 늙어버렸어…..-p 338~339가깝게는 걸프전이나 이라크 전에 참전한 미군들의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는 이 여성들이 참전했던 전쟁에 대한 상처와도 모두 똑같은 상처를 겪어왔단 점에서 전쟁이 주는 깊은 상처는 그 무엇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연출시킨다.행군을 하면서 생리혈이 뚝뚝 떨어지는 땅을 모른 척 하면서 같이 행군하는 남자 군인들, 누이라고 부르며 죽는 군인들을 대하는 여성 간호사 군인, 몇 개의 대형 솥을 이고 지고 군대를 따라 다니면서 식사를 준비하는 취사 여성 군인, 한 겨울에 피가 말라 붙은 군인복을 빠느라 손이 얼고 상처로 얼룩져 버린 고운 손, 자신의 가장 찬란하던 때가 전쟁 때였던 시기란 말은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을 말이다.여성이기에 비록 처참한 전장이라고 하지만 밝은 별을 보기 위해 보초를 자초한 사연, 죽음을 맞이할 때라도 벗겨진 자신의 모습보다는 온전한 자신의 모습이길 바라는 심정, 총탄이 날아올 때 팔과 얼굴 먼저 보호하게 되는 심리까지, 여성으로서 한시라도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애를 썼던 여성으로서의 행동을 읽을 때면 무엇이 이토록 이런 여인들을 전쟁으로 내몰았을까를 원망하게 된다.그렇다고 전쟁이 끝났을 때, 그녀들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았을까?화냥년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친정에도 가지 못하고 강에 투신한 우리나라 여성들이 있었듯이 전쟁의 결과는 그녀들을 오히려 자신의 전 행동들을 감추기 바쁘게 만들었고 친청 엄마는 돌아온 자신을 몰라봤으며, 가방을 싸 주며 오히려 동생들을 위해 집을 나가 달란 말까지 듣는 경우를 당한다.전쟁이 끝난 후에 남성들은 우대를 받으며 훈장에 대한 보상을 받지만 전쟁에 참여한 여성들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달리 한다.나라를 위해 자신의 청춘을 불사르며 혼신의 힘을 다해 전선에서 싸우고 훈장을 수여받았지만 남성 못지 않은 그녀들의 이력이 오히려 결혼이나 연애는 사회에서 받아주기기 힘이 든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배신감은 40년 간의 침묵을 강요하는 결과물로 낳는다.전장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고 죽음으로 안타까움을 맞는 가운데 전쟁 전의 삶과 전쟁 후의 삶으로 나뉜 그녀들은 한 인간으로서 두 개의 인생을 산 두 사람이 같이 공존하는 모습을 대하는 작가의 냉철한 시선도 눈길을 끌지만 전쟁으로 인해 인생의 한 순간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그녀들에게 미안함마저 느끼게 된다.치마를 입고 싶었고 화장과 예쁜 머리 치장과 멋진 남성과 춤을 추는 꿈을 꿨던 어린 소녀들이 한순간의 피를 보고 다시는 붉은 것을 보지 못하는 상흔의 상처는 누가 어루만져줘야 하는지에 대한 책임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 아닐까?2차 세계대전이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맞물리고 비단 이 이야기가 저자가 취재한 여성들에 한해진 것만은 아닌 것인, 모든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인 만큼 이제는 남성만의 시각으로 보여준 전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목소리를 통한 또 하나의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게 한 책이 아닌가 싶다.적군과 아군으로 만나서 부상당해 한 병원에 누워 있지만 결국엔 이념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본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을 상기할 때 진정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나가는 일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란 말이 가슴에 두고두고 남는 책!포스트가 없어질 때까지 연신 붙여가며 어느 대목 하나 놓칠 수 없는 책이기에 별 다섯 개로는 모자란다는 말이 어울리는 책이다.***** 닫기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전쟁과 그리고 평화의 문학

큰사진보기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은이),박은정 (옮긴이),, 문학동네(2015), 초판출간 1983년. ⓒ 문학동네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루카셴카 벨라루스 대통령. 1994년부터 대통령이다. ⓒ wiki commons 관련사진보기

전쟁이 끝나자 그들[여군]은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소. 내 아내같이 똑똑한 여자도 여사 병사들을 좋게 보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은 그녀들이 남편감을 찾아 전쟁터에 간 거고. 그곳에서 연애질만 실컷 하다가 왔다고 믿었어요. 이왕 터놓고 얘기한 김에 하는 말인데, 실제로 소녀 병사들은 대부분 정숙한 처녀들이었어요. 순결한 처녀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더러운 오물도, 들끓는 이도, 시신들도…… 더 이상 안 봐도 되자 뭔가 아름다운 게 그리워지더군요. 뭔가 밝고 화사한 그런 게……아름다운 여인들……(<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중)

여자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죽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혐오와 두려움이 감춰져 있다. 하지만 여자들이 그보다 더 견딜 수 없는, 원치 않는 일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여자는 생명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선물하는 존재. 여자는 오랫동안 자신 안에 생명을 품고, 또 생명을 낳아 기른다. 나는 여자에게는 죽는 것보다 생명을 죽이는 일이 훨씬 더 가혹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중)

– 전쟁을 소설화한 책이나 전쟁을 더 확장해서 알고 싶습니다.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인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이렇게 시간을 내서 저녁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의 의지나 목소리들을 생각해 봤을 때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알렉시예비치에 관심을 두게 되었던 건 정말 사소한 거기도 했어요. 그때 당시에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에 그렇게 사람들이 열광했을까 하는 그런 그냥 순전한 호기심 같은 게 있었는데, 최근에도 불과 작년부터 유튜브나 OTT 서비스에서 유행했던 <가짜 사나이>라고 하는 프로그램들 그리고 강인한 남성을 요구하는 사회 능력주의 사회 현상들이 다 맞물려있습니다.

오늘날 전쟁은 비록 지금 우리의 영토에서 일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서 멀리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언제나 전쟁이라고 하는 담론을 좀 항상 생각해 봐야 하지 않냐고 생각을 해봅니다.

큰사진보기 ▲ peace for ukraine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기원하는 온라인 집회 포스터 ⓒ 김수연 관련사진보기

지난 3월 16일 ‘평화의 문학,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라는 주제로 김지은씨(경희대 대학원 영미어문학과 박사과정 수료)의 이야기를 듣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생각하는 줌(ZOOM) 온라인 집회가 열렸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벨라루스의 군인으로 활동했던 아버지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이전에 라는 책을 썼다.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200여 명이 넘는 여군을 만나, 그 목소리를 과감 없이 드러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김지은씨는 “알렉시예비치를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주류 담론이 배제하고 있는 소수자의 목소리를 보여주고 작은 균열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지은씨는 ‘전쟁이라는 것은 모든 인류가 경험하는 트라우마 적인 사건’이며, 전쟁이 남성주의로 인해 남성들만의 것으로 변형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가는 전시에 따라 여성을 전장으로 호출하고 모든 것을 품어줄 수 있는 어머니상으로 이미지 함으로써 여성을 전쟁 담론에 포함하지만, 막상 전쟁이 끝나면 여성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면서 군대와 전쟁을 초남성적 공간으로 재구성한다”는 지적이다.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벨라루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고, 벨라루스에서 대학을 나왔고, 벨라루스에서 기자 활동을 한 알렉시예비치가 노벨 문학상을 탔을 때, 당시 벨라루스 대통령이었던, 알렉산더 루카센코는 “그녀의 작품은 조상들이 피로 만든 승리를 희화하고, 오염시키고 있다. 승리의 역사였던 전쟁을 그리고 조상들의 숭고한 희생을 못 보이고 있다”고 평가절하 하면서 반민족적이라고 했다.김지은씨는 “이 작품은 전쟁 전과 후 사이에 여성이 어떤 식으로 포함이 되고 배제되는지를 정말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컨텍스트이자 텍스트”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고 밝혔다.이어 “전쟁에서 필요할 때는 여성들에게 참여해 달라고 국가가 요청했지만, 생리대가 부족해서 행군하면서 생리혈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참혹한 현장들 그리고 전쟁의 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목소리들, 적군에 의해서 강간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상황들. 전쟁이 끝난 다음에 자신의 국가로 돌아가야 하는데 혹여 가문을 욕보일까 봐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목소리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고 전했다.또한 “전쟁이 끝난 다음에 함께 피를 흘렸던 동료라고 인정하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고, 강인한 남성 국가를 만들지 않아서 어머니들이 전쟁에서 피해가 되었다며 남성성의 위해가 되는 것들을 모두 잊고 싶었다는 맥락들을 인터뷰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전선의 소녀들 병사들 중에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많았지만, 우리 눈에는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라는 대목을 예로 들었다.김지은씨는 이 대목 그 자체로 본다면 어떤 여성이기 때문에 지켜줘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동료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남성들이 얘기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전장에서 같이 총을 나르고 포탄을 던졌던 여군이 아니라 모든 전쟁 단문으로부터 빠져나와 있는, 적군에 의해서 강간을 당하지도 않고, 피해를 받지도 않는 성모 마리아 같은 그런 순결하고 나를 정화해 줄 수 있는 그런 여성들만을 의미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덧붙여 이 작품의 마지막 대목에 여군이라는 존재가 사람이라는 그 자체이며, 조국도, 민족도, 냉전도, 이념 체제에 있지 않으며 어떤 식으로 사람을 살려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전쟁이라는 참혹함을 뚫고 희망의 목소리를 전하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전쟁의 상황에서도 아이를 출산해야겠다는 어머니의 마음, 그리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또는 이념 체제라는 것들을 다 딛고 일어나서 도와주러 가는 여군의 모습들을 담았다는 점에서 는 단순히 폭로와 고발에서만 그치는 작품이 아니라 “생명의 희망 또는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윤리성”을 말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온라인집회에서는 이런 질의응답이 나왔다.”노라 옥자 켈러의 라는 책이 있습니다. 같은 작가의 라는 책도 추천합니다. 미군기지에서 성매매를 해야만 했던 여성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차학경의 는 어떻게 여성적인 목소리를 냈는가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있었는데 정작 차학경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습니다. 차학경이 강간당하는 과정에서 죽었다는 것을 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와 도 추천합니다.”오는 21일 저녁 8시에는 그림책 연구자이자, 큐레이터 그리고 폴란드어 번역자인 이지원씨와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온라인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나와우리’는 오는 31일까지 매일 저녁 8시에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온라인 집회를 열고 있다.

추가 적립 안내

2015 노벨문학상 수상

다성악 같은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담아낸 기념비적 문학

_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나는 이 책을 읽을 사람도 불쌍하고

읽지 않을 사람도 불쌍하고,

그냥 모두 다 불쌍해……”

전쟁에 직접 참전하고 살아남은 여성 200여 명의 목소리

침묵을 강요당했던 그녀들의 눈물과 절규로 완성된

전쟁문학의 기념비적인 걸작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소설가도, 시인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만의 독특한 문학 장르를 창시했다.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작가 자신은 ‘소설-코러스’라고 부르는 장르이다. 다년간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Q&A가 아니라 일반 논픽션의 형식으로 쓰지만,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강렬한 매력이 있는 다큐멘터리 산문, 영혼이 느껴지는 산문으로 평가된다.

제2차세계대전 중에 백만 명이 넘는 여성이 전쟁에 가담하여 싸웠다. 하지만 그들 중 그 누구의 이름과 얼굴도 기억되지 못한다. 이 책은 전쟁에 참전했던 200여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여성들은 참전하여 저격수가 되거나 탱크를 몰기도 했고, 병원에서 일을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전쟁의 일부가 되지 못한다. 전쟁을 겪은 여성들에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들은 전쟁 이후 어떻게 변했으며, 사람을 죽이는 법을 배우는 건 어떤 체험이었나?

이 책에서 입을 연 여성들은 거의 대부분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전쟁 가담 경험을 털어놓는다. 여성이 털어놓는 전쟁 회고담은 전쟁 베테랑 군인이나 남성이 털어놓는 전쟁 회고담에서는 철저히 배제되어온 이야기이다.

여성은 말한다, 전쟁의 추하고 냉혹한 얼굴, 배고픔, 성폭력, 그들의 분노와 지금까지도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

이 책은 1985년 첫 출간되었고, 2002년 저자는 검열에 걸려 내지 못했던 부분까지 추가하여 다시 책을 출간했다.

작가가 인터뷰한, 전쟁에 직접 참전했거나 전쟁을 목격한 200여 명의 여인들은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네들은 숭고한 이상이니 승리니 패배니 작전이니 영웅이니 따위를 말하지 않는다. 그저 전쟁이라는 가혹한 운명 앞에 선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다. 여인들은 전장에서도 여전히 철없는 소녀였고, 예뻐 보이고 싶은 아가씨였고, 자식 생각에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엄마였다.

처음 사람을 죽이고 엉엉 울어버린 소녀, 첫 생리가 있던 날, 적의 총탄에 다리가 불구가 돼버린 소녀, 전장에서 열아홉 살에 머리가 백발이 된 소녀, 전쟁에 나가기 위해 자원입대하는 날 천연덕스럽게 가진 돈 다 털어 사탕을 사는 소녀, 전쟁이 끝나고도 붉은색은 볼 수가 없어 꽃집 앞을 지나지 못하는 여인, 전장에서 돌아온 딸을 몰라보고 손님 대접하는 엄마, 딸의 전사통지서를 받아들고도 밤낮으로 딸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늙은 어머니……

여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는 죽음이 맴도는 전쟁터 한가운데서 따뜻한 피가 흐르고 맥박이 뛰는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들을 만난다. 평범하고 순박한 우리의 여동생과 언니 또는 누나와 엄마를. 전쟁 앞에 산산조각 나버린 그네들의 일상과 꿈과 사랑을. 그래서 더욱 전쟁이 잔혹하고 무섭다. 여인들은 요란한 구호나 거창한 웅변 하나 없이 조용히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돌아보게 한다.

_옮긴이의 말에서

이 책은 여자들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자들이 우리에게 하지 않은 전쟁 이야기, 전쟁의 민낯. 그런 전쟁을 우리는 알지 못했다. 남자들은 전쟁에서 거둔 승리와 공훈과 전적을 이야기하고 전선에서의 전투와 사령관이니 병사들 이야기를 하지만, 여자들은 전혀 다른 것을 이야기한다. 여자들은 전장에서도 사람을 보고, 일상을 느끼고, 평범한 것에 주목한다. 처음 사람을 죽였을 때의 공포와 절망감이라든지, 전투가 끝나고 시체가 사방에 널브러진 들판을 걸어갈 때의 끔찍함과 처절함을 말한다. 전장에서 첫 생리혈이 터져나온 경험, 전선에서 싹튼 사랑 이야기도 있다. 그녀들의 눈에 비친 전사자들은 모두 젊거나 어린 병사들이다. 적군인 독일 병사도 아군인 러시아 병사도 모두 가엾기만 하다.

전쟁이 끝나고도 여자들에겐 또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여자들은 전쟁을 기록한 책이나 부상자들에 대한 서류를 숨겨야 했다. 왜냐하면 다시 예쁘게 미소짓고, 높은 구두를 신고, 결혼 준비를 해야 하는 여자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자신들의 전우였던 여자들을 잊어버렸고 또 배신했다. 여자 전우들과 함께 거둔 승리를 빼앗고 독차지했다. 그렇게, 여자들의 전쟁은 잊혀버렸다.

아이를 낳고 가족을 돌보는 가정이 여자들이 있어야 할 자리이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 제2차세계대전은 여자들을, 심지어 어린 소녀들까지 전장으로 내몰았다. 조국과 가족의 이름으로 여자들은 총칼을 들고 전선에서 남자들과 똑같이 싸워야 했다.

작가는 이처럼 전쟁에 직접 참전했거나 목격한 여자들 200여 명의 이야기를 정리해 이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그들의 처절하고 가슴 아픈, 다양한 사연들을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가감 없이 들려준다. 그녀들 각각의 이야기는 200권의 소설과도 맞먹는 강렬한 충격을 준다. 평범한 소녀이고 아가씨였던 각 사연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침착하게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국엔 그때의 고통에 눈물을 흘리고 비명을 지른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교보문고

외할머니께 여쭤 본 적이 있다.일제시대나 6.25를 거치면서 무엇이 가장 무서웠느냐고…할머니는 전쟁, 그 자체가 주는 그 이상의 감정과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고 하시면서 일제 때는 순사들이라고 하면 치를 떨었고 학교 다닐 때는 일본 말을 하지 못하면 매를 때렸다는 일본 선생에 대해서, 또 6.25 사변은 어휴~ 그 북한 공산당과 중국 놈들이라면 지금도 벌벌 떨린다고 하신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뇌리 속에 연일 기억 속에 휘몰아쳐 왔다.매해 수상작에 대한 여러 가지 이름들이 있고, 그 가운데 2015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문학상이라고 하는 주류의 포함이 되긴 하지만 독특하게도 에세이 형식으로 쓰인 작품이다.올 해에는 유력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나온 것을 선두로 누가 수상 할까에 대한, 미리 생각해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이 작가는 전혀 뜻밖에 처음 듣는 이름이었고, 이 작품을 대하면서 왜 한림원이 이 작가에게 수상을 안겨줬는지에 대한 수긍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전쟁이라는 것은 인류가 생겨난 이래 작고 큰 싸움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의 탐욕과 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된 점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작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침공당한 자신의 조국인 소련을 구하기 위해 겁 없이 뛰어든 어린 소녀들의 전쟁 회고록을 담고 그녀들의 생생한 녹취가 들어간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으로 탄생을 시켰다.이 책은 원래 1983년에 처음 작품으로 출간을 하려고 했으나 당국 검열에 의해 좌절이 되고 이후 1985년 첫 출간되었고, 2002년 저자는 검열에 걸려 내지 못했던 부분까지 추가하여 다시 책을 출간했다.자신이 직접 찾아가 녹취록을 곁에 두고서 그녀들이 근 40여 년만에 풀어놓은 전쟁의 상흔과 사랑, 아픔, 그 트라우마와 지금의 삶 자체에 대한 두서없이 내뱉는 말들은 그 어떤 문학작품들보다도 더 심금을 울려준다.맞다.작가가 말했듯이 우리들은 전쟁이라는 소재를 접하는 문학작품들을 대할 때, 알게 모르게 남성적인 시각에 의해서 그려진 책들을 많이 대해왔고 내가 살기 위해서 적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남성적인 치열한 싸움에 근거한 배경만 이해를 했을 뿐, 여성으로서 전장에서 행한 일이라고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야전 병원의 간호사나 통신병 정도의 역할만 생각해 왔던 기존의 나의 생각을 바꿔버리게 한 책이기도 하다.어느 한 주인공을 기준으로 삼아 그녀의 일생을 통틀어서 여성의 시각으로 본 전쟁이 아닌 저자 자신이 말했듯 이 작품은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작가 자신은 ‘소설-코러스’라고 부르는 장르를 통해서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코러스라 하면 요즘은 노래 부를 때 합창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지만 여기서 뜻하는 바는 아마 위의 뜻도 포함이 되지만 ‘입은 다르나 목소리는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 즉 이구동성이란 뜻이 더 어울릴 듯한 말이 아닌가 싶다.서로가 겪은 전쟁의 기억을 더듬으며 한두 명씩 쏟아져나오는 말들이 모두 어우러져 하나의 큰 틀을 이룬 이 책의 내용을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와 닿는다.얼마 전 방송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tv 책을 보다’를 보니 바로 이 작가의 작품을 두고 여러 패널들이 나와서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그녀 자신의 태어난 배경을 무시하지 못하는 가족의 연대적인 출신과 활약은 그녀가 아마도 이런 작품을 당연하게 쓸 수밖에 없었단 것을 상기시키면서 여성들이 왜 전장에 나갈 수밖에 없었으며 그 전쟁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지, 그 전쟁 후에 남겨진 사람들과 떠나간 사람들에 대한 추억까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전쟁이 일어나고 모두가 전장에 참여를 했을 그때의 그녀들은 16살 에서 19살, 때론 20살까지의 청춘들이었다.당시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교육을 시킨 투철한 나라에 대한 충성심은 어린 소녀들이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를 하게끔 유도를 했었고, 남성들보다도 여린 체력에 대한 차이, 여성으로서 맞는 치수가 없는 탓에 남성 군복을 입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큰 구두를 질질 끌어가며 진흙과 부상병을 이끌고 무기까지 가져와야 했던 전장에서의 그녀들은 이미 여성이 아닌 전쟁에서 살아 남아야 했던 한 인간이었으며, 남성과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모습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술로 이어진 이야기라고는 하나, 마치 우리나라의 할머니, 어머니들도 똑같이 이런 전쟁의 상처를 갖고 살아왔다는 동지애를 느끼게도 만드는 책이다.- 둘째를 기다리고 있었어….. 두 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었고, 둘째를 임신 중이었지. 그런데 전쟁이 난 거야. 남편은 전선으로 떠났지. 나는 친정으로 가서 수술을 했어…… 그러니까, 그게 뭔지 알아? 임신중절 수술…… 물론 당시 낙태는 금지돼 있었지만…. 어떻게 낳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지…. 전쟁이라는데! 죽음이 판치는 세상인데, 어떻게 아이를 낳느냐고. -p 116-나는 지금도 숲은 안가. 특히 늙은 참나무나 자작나무들이 자라는 곳은….. 그곳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 p 146″내 전쟁에는 세 가지 냄새가 있어. 피냄시, 그리고 클로로포름과 요오드 냄새….”-p 239″내가 전쟁터에서만 예뻤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 그곳에서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 지나가버렸어. 다 타버렸지. 그러고는 순식간에 늙어버렸어…..-p 338~339가깝게는 걸프전이나 이라크 전에 참전한 미군들의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는 이 여성들이 참전했던 전쟁에 대한 상처와도 모두 똑같은 상처를 겪어왔단 점에서 전쟁이 주는 깊은 상처는 그 무엇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연출시킨다.행군을 하면서 생리혈이 뚝뚝 떨어지는 땅을 모른 척 하면서 같이 행군하는 남자 군인들, 누이라고 부르며 죽는 군인들을 대하는 여성 간호사 군인, 몇 개의 대형 솥을 이고 지고 군대를 따라 다니면서 식사를 준비하는 취사 여성 군인, 한 겨울에 피가 말라 붙은 군인복을 빠느라 손이 얼고 상처로 얼룩져 버린 고운 손, 자신의 가장 찬란하던 때가 전쟁 때였던 시기란 말은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을 말이다.여성이기에 비록 처참한 전장이라고 하지만 밝은 별을 보기 위해 보초를 자초한 사연, 죽음을 맞이할 때라도 벗겨진 자신의 모습보다는 온전한 자신의 모습이길 바라는 심정, 총탄이 날아올 때 팔과 얼굴 먼저 보호하게 되는 심리까지, 여성으로서 한시라도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애를 썼던 여성으로서의 행동을 읽을 때면 무엇이 이토록 이런 여인들을 전쟁으로 내몰았을까를 원망하게 된다.그렇다고 전쟁이 끝났을 때, 그녀들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았을까?화냥년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친정에도 가지 못하고 강에 투신한 우리나라 여성들이 있었듯이 전쟁의 결과는 그녀들을 오히려 자신의 전 행동들을 감추기 바쁘게 만들었고 친청 엄마는 돌아온 자신을 몰라봤으며, 가방을 싸 주며 오히려 동생들을 위해 집을 나가 달란 말까지 듣는 경우를 당한다.전쟁이 끝난 후에 남성들은 우대를 받으며 훈장에 대한 보상을 받지만 전쟁에 참여한 여성들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달리 한다.나라를 위해 자신의 청춘을 불사르며 혼신의 힘을 다해 전선에서 싸우고 훈장을 수여받았지만 남성 못지 않은 그녀들의 이력이 오히려 결혼이나 연애는 사회에서 받아주기기 힘이 든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배신감은 40년 간의 침묵을 강요하는 결과물로 낳는다.전장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고 죽음으로 안타까움을 맞는 가운데 전쟁 전의 삶과 전쟁 후의 삶으로 나뉜 그녀들은 한 인간으로서 두 개의 인생을 산 두 사람이 같이 공존하는 모습을 대하는 작가의 냉철한 시선도 눈길을 끌지만 전쟁으로 인해 인생의 한 순간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그녀들에게 미안함마저 느끼게 된다.치마를 입고 싶었고 화장과 예쁜 머리 치장과 멋진 남성과 춤을 추는 꿈을 꿨던 어린 소녀들이 한순간의 피를 보고 다시는 붉은 것을 보지 못하는 상흔의 상처는 누가 어루만져줘야 하는지에 대한 책임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 아닐까?2차 세계대전이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맞물리고 비단 이 이야기가 저자가 취재한 여성들에 한해진 것만은 아닌 것인, 모든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인 만큼 이제는 남성만의 시각으로 보여준 전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목소리를 통한 또 하나의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게 한 책이 아닌가 싶다.적군과 아군으로 만나서 부상당해 한 병원에 누워 있지만 결국엔 이념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본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을 상기할 때 진정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나가는 일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란 말이 가슴에 두고두고 남는 책!포스트가 없어질 때까지 연신 붙여가며 어느 대목 하나 놓칠 수 없는 책이기에 별 다섯 개로는 모자란다는 말이 어울리는 책이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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