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 역전 | (누구의) 리세션? 美 장단기 금리 역전 심화 _ 안근모의 ‘휙서비스’ 2022.8.9 97 개의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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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장단기 금리 역전

  • Author: 글로벌모니터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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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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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평가 및 시사점

최근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주요 금융시장 및 경제지표 중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정확한 지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미국에서는 1960년 이후에 발생한 모든 경기침체에 앞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에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주요 장단기 금리가 모두 역전됨에 따라,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온 미국 경기의 침체가 임박했는지에 대해 우려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최근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평가하고,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변동의 관계

<그림 1>에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중 가장 주목을 받는 10년 금리와 3개월 및 2년 금리간 차이와 경기변동이 나타나있다. 우선 미국에서는 1962년 이후 총 7차례의 경기침체가 있었는데, 모든 침체기에 앞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다. 또한 1960년 중반 사례를 제외하면,1) 장단기 금리(10년 금리-3개월 금리)가 역전된 모든 경우에 금리가 역전되고 나서 5개월에서 23개월 후에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하였다.2)

장단기 금리 역전은 구간별로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10년 금리와 2년 금리간 차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중앙은행은 장단기 금리차 중 경기침체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10년 금리와 3개월 금리차를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 곡선을 모니터링 한다(Bauer and Mertens, 2018b). 10년-3개월 금리 및 10년-2년 금리는 각각 올해 3월과 8월에 역전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미국 경기가 역사상 가장 긴 확장기를 시현 중인 가운데 발생한 장단기 금리 역전을 둘러싸고,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의 경기예측력이 저하되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하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최근 논의를 정리한다.

금리결정이론에 따르면 장기금리는 현재 시점에서 예상되는 미래 단기금리의 평균과 기간 프리미엄의 합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반영한다. 기간 프리미엄은 단기채권 대비 장기채권을 보유하는데 따르는 위험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 기간 프리미엄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전통적으로 물가상승위험이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고려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요국에서 물가가 구조적으로 하향 안정화됨에 따라, 양적완화 및 안전자산선호 등에 기인한 채권수급요인이 기간 프리미엄의 중요 결정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위 논의에 따르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수 있는 경로는 개념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향후 경기둔화가 예상되어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되면 장기금리가 낮아져 단기금리와 역전될 수 있다.3) 다음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지 않더라도,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지거나 음의 값을 갖게 되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연준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및 고령화로 미국 장기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여 기간 프리미엄이 마이너스 영역까지 떨어진 점을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Haltom, Wissuchek and Wolman, 2018). 따라서 기간 프리미엄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의 경기침체에 대한 예측력이 과거보다 낮아졌으며, 이로 인해 최근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에 대한 신호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4) 반면에 최근 분석(Bauer and Mertens, 2018b; Johansson and Meldrum, 2018)에 따르면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진 점 자체가 장단기 금리 역전의 경기침체에 대한 예측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연구에 따르면 장기금리가 낮아진 이유가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진데 기인하는 지에 관계없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여전히 경기침체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원인이 불분명한 이유 중 하나는, 시장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미래 단기금리 경로뿐만 아니라 기간 프리미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향후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장기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 경우 단기금리 경로가 아닌 기간 프리미엄을 통해 장기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10년 만기 국채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둔화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금융자산 중 하나이다.5) 아울러 양적완화 등이 기간 프리미엄의 전반적 수준을 낮춘 데에 기여한 점은 분명하지만, 장단기 금리 역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장단기 금리차와 경기침체간 연관성은 금리가 역전된 경우에만 유효한 현상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평가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할 때,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침체간의 관계에서 금리 역전 당시 시장이 경기둔화를 예상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림 2>에는 1983년 이후 10년-3개월 금리와 시장의 미래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제시되어 있다.

분석에 포함된 3회의 경기침체에서는 공통적으로, ①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②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여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으며, ③실제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후에, ④경기가 침체기에 진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금번의 경우 10년-3개월 금리는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역전되었는데, ①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에 종료되었으며, ②5월부터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으며, ③실제로 7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었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의 경과는 과거의 ‘기준금리인하 기대·장단기 금리역전→기준금리 인하’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중요한 대목은 이번 금리 역전을 촉발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형성된 배경이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있다는 점이다. 시장은 5월 들어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비관세 영역으로 확장되면서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였다.6) 결과적으로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 가능성을 반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10년-2년 금리는 8월 들어 역전되었는데, 여기에도 미중 무역분쟁 심화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7)

결론 및 시사점

최근 기간 프리미엄의 하락 등을 근거로 장단기 금리 역전의 경기예측력이 낮아졌다는 의견이 존재하나, 이번 금리 역전이 금융위기 이후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현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10년-3개월 금리는 역전이 고착화되었으나 10년-2년 구간의 경우 8월 들어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역전폭도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으로 경기침체를 강하게 시사하기보다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와 시차를 두고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경기침체의 정도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번 금리 역전의 주요 원인이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동 이슈의 전개양상에 따라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이연되거나 완만할 수도 있을 것이다.

10년-2년 금리는 당분간 역전과 정상화를 반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지만 10년-3개월 구간과 같이 역전이 고착화되면 시장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 및 시장참여자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1) 1966년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에는 GDP성장률이 둔화되었으나 공식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지는 않았다.

2) Bauer and Mertens(2018a)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총 9차례의 모든 경기침체기에 장단기 금리(10년 금리-1년 금리) 역전이 6개월에서 24개월가량 선행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Gerlach and Stuart(2018)의 분석에서는 1857년부터 1913년까지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이가 경기침체에 유의한 예측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단기금리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장기금리는 미래 기준금리 경로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 10년-2년 금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통상 2년 금리가 국채금리 중 현재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기때문이다.

4) 옐런 전 연준의장, FOX Business 인터뷰(2019. 8. 14)

5) Harvey, C., 2019, The yield curve is triggered. Does a recession loom on the horizon? Duke Today.

6) 통상 연방기금금리선물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파악한다. 하지만 연방기금금리선물에는 미래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와 함께 선도 기간 프리미엄이 같이 반영된다. 따라서 연방기금금리선물을 통해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기대를 파악하면 기간 프리미엄만큼 편의(bias)가 발생한다(Piazzesi and Swanson, 2008). 연방기금금리선물의 경우 올해 초부터 기준금리 인하가능성이 반영되기 시작하였다.

7) PIMCO, 2019, Yield curve inversion: Markets are correct to price in higher recession risk, PIMCO Blog.

참고 문헌

Adrian, T., Crump, R., Moench, E., 2013, Pricing term structure with linear regression,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10(1), 110-138.

Bauer, M.D., Mertens, T.M., 2018a, Economic forecasts with the yield curve, FRB San Francisco Economic Letter 2018-7.

Bauer, M.D., Mertens, T.M., 2018b, Information in the yield curve about future recessions, FRB San Francisco Economic Letter 2018-20.

Gerald, S., Stuart, R., 2018, The slope of the term structure and recession: The pre-Fed evidence, 1857-1913, CEPR Discussion Paper 13013.

Haltom, R., Wissuchek, E., Wolman, A.L., 2018, Have yield curve inversions become more likely? FRB Richmond Economic Brief EB18-12.

Johansson, P., Meldrum, A., 2018, Predicting recession probabilities using the slope of the yield curve, FEDS Notes.

Piazzesi, M., Swanson, E.T., 2008, Futures prices as risk-adjusted forecasts of monetary policy,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55, 677-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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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KB금융센터 딜링룸에 국채 금리가 표시돼 있다.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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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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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에도 정말 위기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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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경기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부쩍 자주 들립니다. 전문가들이 이런저런 근거를 들면서 ‘불황의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특히 경제 뉴스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근거가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이라는 개념이에요.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이란 말 그대로 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가 역전됐다는 의미예요. 얼핏 들어선 이해하기 어렵고, 이게 왜 경기 불황을 걱정할 근거가 되는지도 알기 힘든 표현이죠. 그런데도 자꾸 경제 뉴스에서 만나게 되는 이 용어를 한번 정리해보려고 해요.채권은 한 국가의 정부나 기업이 빚을 내기 위해 발행하는 자산이에요. 나라가 발행하면 ‘국채’, 기업이 발행하면 ‘회사채’가 되죠. 쉽게 생각하면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이라고 볼 수 있어요.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차용증에 ‘이자를 언제 얼마나 지급할지, 원금은 언제까지 갚을지’ 같은 조건들을 적어서 받게 될 텐데요. 이 내용들이 바로 채권 금리와 만기를 의미해요. 만약에 돈을 빌려준 조건이 ‘한 달에 한 번씩 연 3%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다가 5년 후엔 원금 5000만원을 모두 갚는다’는 조건이었다고 가정해볼게요. 돈을 빌려준 사람이 만기인 5년이 되기 전에 자금을 회수하고 싶어졌다면 어떻게 할까요. 갑자기 돈이 급할 수도 있잖아요.그럼 이 사람은 이 차용증에 대한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현금을 받으면 되겠죠. 대신 앞으로 받을 이자와 원금, 만기까지 남은 시간 등을 고려해서 가격을 결정하게 될 거예요. 이렇게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권리(차용증)를 사고파는 게 결국 채권 거래예요.장단기 금리 역전은 보통 국채 금리를 두고 이야기할 때가 많아요. 국채는 나라가 원금과 이자 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발행하는 ‘회사채’ 같은 다른 채권들보다 대체로 안정성이 높거든요. 특히 미국이 발행한 국채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죠.앞서 돈을 빌릴 때 ‘몇 년 후에 갚는다’는 조건을 약속한다고 설명드렸는데요. 여기서 ‘몇 년’이 바로 장기 채권인지 단기 채권인지 정하는 기준이 돼요. 2년이나 3년 동안 돈을 빌리기로 하고 발행한 채권이라면 단기 채권에 속할 거고, 10년이나 20년, 혹은 30년 이상 지난 후에 갚기로 했다면 장기 채권으로 분류되는 거죠. 보통 기간을 앞에 붙여서 ‘O년물 채권’이라고 불러요.우리가 은행에서 대출을 할 때 ‘3년 상환’ ’30년 상환’ 이렇게 기간을 정하고 돈을 갚는 것과 비슷해요. 금리(이자율)도 마찬가지예요. 아마 대출을 해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은행에서 돈을 오랫동안 빌려 쓸수록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게 대부분이에요. 반대로 우리가 돈을 은행에 맡길 때도 그렇잖아요. 1년 만기 적금을 들 때보다는 3년 만기로 가입할 때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죠.돈을 오랫동안 빌려줄수록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선 긴 기간 동안 각종 변수가 등장할 위험이 있고, 반대로 빌려 쓰는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오래 자금을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니까요.오랜 기간 돈을 빌릴 때 발행하는 장기 채권은 단기 채권보다 보통 금리가 높아요.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서로의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죠. 하지만 아주 가끔 단기 채권 금리가 장기 채권보다 높아질 때가 있는데요.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채권 금리가 결정되는 과정을 살펴봐야 해요.앞서 설명했듯 채권 금리는 돈을 빌려줄 때 정하는 이자율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요즘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서 예금이나 대출이자가 모두 오르니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 수준도 높아져요.이러면 기존에 발행했던 채권들은 어떨까요? 함께 금리가 올라갈까요? 아니에요. 이미 몇 년 동안 몇 퍼센트의 이자율을 적용하기로 약속을 했잖아요. 그래서 금리는 그대로예요.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는 거죠.대신 기존에 발행한 채권들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하락해요. 투자자들은 새로 발행되는 금리 높은 채권을 사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이자율 5%짜리 채권이 새로 발행되는 판에 금리가 3%인 채권을 제값 주고 사려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요.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을 거래하는 시장에서 가격 하락으로 나타나는 거예요.단기 채권의 금리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아무래도 2~3년 안에 돈을 갚기로 한 채권이니까 당장의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죠. 짧은 기간이다 보니 그동안의 금리 변화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기도 하고요.최근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약 2개월 만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요. 이 영향을 받아서 단기 채권 금리도 함께 올랐어요. 앞으로는 기준금리를 훨씬 더 많이 인상할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 채권 금리가 더 급등했죠.대표적인 단기 채권인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3월 초엔 1.3% 수준이었지만, 두 달 만에 1.3%포인트 정도 오른 2.6% 수준이 됐어요. 단기 채권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에 장기 채권과의 ‘금리 차이’도 줄어들었어요.장기 채권은 단기적인 경기 전망이나 당장의 기준금리 변화에 영향을 덜 받아요. 당장 금리가 조금 올랐다고 해도, 10년이나 20년 후까지 상황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장기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주로 장기적 경기 전망에 따라 움직여요.길게 봐서 경제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장기 채권의 금리는 올라요. 경기 호황이 예상되면 적극적으로 장기 투자에 나서기 위한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당연히 돈을 오래 빌릴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율도 높아지는 거죠. 빌리고 싶은 사람이 많은 상황이니까요.경기 호황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안전한 자산에 속하는 채권 대신 주식 같은 고위험 자산에 더 많이 투자한다는 점도 영향을 줘요. 경제 상황이 좋으면 주식이 채권보다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이거든요. 시장에서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적어지면 가격이 내려가겠죠?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오르게 되고요.경기 전망이 어두울 땐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면 돼요. 장기 자금 수요가 줄어들어서 채권 금리는 하락하게 되죠. 위험한 주식 대신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채권 가격은 올라요.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경기 부진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뜻인 거예요.전문가들이 장단기 채권 금리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도 경제 상황을 전망할 때 도움이 되는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미국 10년물 국채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데요. 전문가들은 앞서 대표적 단기 채권으로 언급했던 미국 2년물 국채와의 금리 차이를 꾸준히 지켜봐요.경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아주 우세해졌을 때, 10년물 국채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금리 역전이 발생한 후에는 주식 시장이 폭락세를 보이거나 경기 침체기를 맞는 경우가 많았어요.1977년 이후 지난해까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총 7회 일어났고, 이 중 5회는 실제 경기 침체로 이어졌어요. 최근 사례를 보면 2000년 초에 일어난 금리 역전 후에는 미국 닷컴버블 붕괴가 이어졌고, 2006~2007년에 걸쳐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 다음에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죠.그래서 금융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탄광 속 카나리아’로 부르기도 해요. 과거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유해가스가 발생했을 때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를 곁에 두고 일했던 데서 유래한 건데요. 유해 가스에 민감한 조류인 카나리아가 이상 행동을 보이면 광부들은 이걸 일종의 경고로 받아들였다고 해요.지난달 초 실제로 장단리 금리 역전이 일어났어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아진 거예요. 그래서 한동안 ‘위기의 전조’라는 뉴스가 쏟아지고 떠들썩했던 게 사실이에요. 코로나19에 전쟁에 온갖 큰일이 벌어지고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도 무서운데, 이런 특이한 현상까지 발생하니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하지만 아주 비관적인 전망들만 쏟아지지는 않았어요. ‘이번엔 다르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거든요. 이번 역전 현상은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해서 벌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경기 전망이 어두우면 장기 금리가 하락한다고 설명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장기 채권금리가 오히려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어요. 과거와는 다른 점이에요. 이번 역전 현상은 단기 채권 금리가 너무 급격히 올라서 일어났어요. 기준금리의 빠른 인상이 영향을 준 거죠.일단 수치상으로는 장기적인 경기 전망이 너무 어두운 상황은 아니라는 거예요. 장기 채권 금리가 오히려 오르고 있으니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꽤 있는 셈이니까요. 그리고 최근 장기 금리가 오르면서 4월 초에 잠깐 일어났던 역전 현상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어요.그래서인지 고개를 들었던 우려는 조금 수그러들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국내외 주요 금융 전문가들이 금리 역전 현상을 자주 언급하는 걸 보면 꽤 중요한 경제 지표로 인식되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경기 불황의 조짐을 전하는 채권 금리 관련 뉴스를 접하신다면 ‘탄광의 카나리아’를 한 번쯤 떠올려보세요. 경제 뉴스를 더 깊게 이해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임형준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 장단기 금리 역전…이번에도 ‘심각한 경기침체’ 신호일까

Weconomy |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지난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이 텔레비전 스크린에 비치는 가운데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들어 미국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더니, 이제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2.4%를 넘나드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작년 말보다 1%포인트나 높은 수준이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하게 정책금리를 내리던 2020년 4~5월과 비교하면 거의 2%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단기금리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단기 시장 금리의 대표 격인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작년 여름 0.1% 대에서 2.4% 위로 올라왔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주식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날 때 왜 불안해할까? 금리 역전이 나타난 후 경기침체가 뒤따라 온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약 40년간 4차례의 의미 있는 금리 역전이 나타났는데, 시차는 조금씩 달랐지만 예외 없이 심한 경기침체가 동반됐다. 당연히 증시도 경기침체와 맞물려 오랜 기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에서 적용되는 금리가 높은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내일 당장 도산할 확률이 없는 기업이라고 해도, 5년, 10년 후라면 그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같은 기업이라도 1년 만기로 발행하는 채권보다는 3년이나 5년 만기 채권의 금리가 더 높게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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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연스러운 현상에 변화를 주는 것은 주로 통화정책이다. 과거 장단기 금리 차이의 급격한 변화를 주도한 건 주로 정책금리 변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금리였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된 1980년대 후반과 2000년, 2000년대 중반 모두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인 2019년 금리 역전의 이유도 정책금리 인상이었다. 즉 금리 역전은 대부분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금리 상승 시기에, 장기금리가 덜 오르거나 떨어지면서 나타났던 것이다. 결국 금리 역전 후 반복된 경기침체는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자주 경기침체 방어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일각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2008년 중 나타난 강한 경기침체가 각각 저축대부조합 사태,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서브프라임 사태 등 예외적 사건에 따른 것으로, 금리 인상이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 주장한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의 경우에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사건이기 때문에, 필자 역시 연준의 실패라고 판단하진 않는다.

그러나 경기침체를 불러온 버블 붕괴의 원인은 결국 버블 그 자체이며, 연준은 그 버블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거나 방조자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는 이번에도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재의 고물가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와 선을 넘은 재정정책 탓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준 역시 물가 전망에 실패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시장이 불안해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늘 그렇듯 시장의 판단도 틀릴 수 있다. 앞으로 연준이 체계적 긴축에 성공해 경기를 연착륙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민간부채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고, 광범위한 파생상품 시장 문제도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물가가 내려가기 시작하고 경제지표의 안정성이 확인되면 증시는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표 확인과 연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상반기 중에는 미국 경기와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주요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2022년 3월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하여 (1) 수익률 곡선과 경제 전망의 관계를 이해하기

2022년 3월부터 미국 국채(이하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시작됐다.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 전조로 여겨진다. 코로나19는 새로운 변이가 계속해서 확산되며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가는 폭등하고 인플레이션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금 보이고 있는 장단기 금리 역전과 고공 행진 중인 유가, 높은 인플레이션은 오일 쇼크 당시인 1973년을 연상시킨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앞으로 전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nation)에 빠질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2022년 들어 미국채 금리의 기간 스프레드는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지난 3월 21일에는 10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됐으며 28일에는 30년물과 5년물이 역전됐다. 이어서 29일에는 장 중에 일시적으로 10년물과 2년물 금리까지 역전됐다.

주식시장은 채권시장 흐름과는 상이하게 기술주와 성장주를 중심으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S&P500지수는 3월 중순 이후 10% 상승한 것에 비해 나스닥지수는 15% 이상 올랐다. 미국 증시는 채권시장이나 금리 보다는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인 이슈에 따라 변동성을 보였다. 증시가 저점이라는 인식과 1분기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3월 중순부터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진했던 기술주와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어디까지 상승할 수 있을까?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기 때문에 기술주와 성장주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S&P500지수 대비 나스닥지수의 상대적 선전이 일시적인 것인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2022년 3월 장단기 금리 역전의 시작

3월 21일 미국채의 5년물 금리와 10년물의 금리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3월 28일에는 미국채 5년물 금리가 2.66%로 30년물 금리인 2.64% 보다 높아졌다. 5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를 웃돈 것은 2006년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만기가 가장 짧은 채권부터 만기가 가장 긴 채권의 금리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우상향하는 곡선(수익률 곡선, yield curve)이 된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이런 수익률 곡선이 점차 평탄해지고 더 나아가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면 수익률 곡선이 뒤집히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 후퇴의 전조로 여겨진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세계 장기 시장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단기물이다. 그래서 두 금리 수준을 이은 채권 수익률곡선(yield curve)은 전통적으로 경제 전망의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 수익률 곡선의 커브가 평평해지거나 역전되는 건 전형적인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는 이유다.

3월 29일에는 장 중에 일시적으로 미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돌았다. 4월 1일에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380%에서 거래됐다. 전일과 비교해 5.5bp(1bp=0.01%) 상승했으나 2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15.2bp 폭등해 2.436%를 기록했다. 이날의 수익률 곡선 커브 역전은 지난 29일 역전과는 달리 거의 장 중 내내 이어졌다. 이날 장단기 금리차는 5bp 정도 역전돼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본격적으로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기록한 것이다. 2022년 3분기 이후 역전 현상을 예상했던 컨센서스 보다 더 빠른 속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채 장기물 보다 단기물 위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의 금리가 오르므로 장기물보다 단기물의 채권금리가 더 가파르게 올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올해 남은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 가까이 올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채 단기물 금리는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를 수 있는 상황이고 장단기 금리 차이는 다시 넓혀지기 힘든 상황이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의미하는 바에 대하여

수익률 곡선과 경제 전망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기초적인 내용을 알아보겠다.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은 채권의 금리를 만기 별로 점을 찍어서 연결한 그래프를 뜻한다. X축이 만기고 Y축이 수익률을 나타낸다.

일반적인 수익률 곡선은 X축의 좌측의 만기가 짧은 채권에서 우측의 만기가 긴 채권으로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그린다. 채권 투자자는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길수록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높은 수익(이자)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은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 전망에 가장 많이 참고로 하는 지표다. 만기에 따라 3개월, 2년, 5년, 10년, 30년인 미 국채들의 수익률 곡선을 비교의 기준으로 한다.

수익률 곡선은 미래의 경제 전망에 대해 신뢰도가 높다. 채권 가격과 일드 수익률(채권의 경우 현재 채권 가격 대비 연간 지급되는 이자를 말함), 금리는 상호 의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 곡선에서 중요하게 확인할 부분은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변화다. 경제가 확장하고 있을 때는 수익률 곡선은 일반적인 형태다. 이시기에 투자자들은 미래에 금리와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경제 전망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따라 수익률 곡선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고 역전이 되기도 한다.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기 시작한다는 것(yield curve flattening)은 투자자들이 경제성장률의 둔화를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에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면 만기가 긴 채권의 수익률은 떨어질 것이고, 만기가 짧은 채권의 수익률은 올라갈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마침내 수익률 곡선이 반전되게 된다.

이렇게 역전된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다면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역사적으로 미 국채의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일어난 대부분의 경기 침체를 선행했기 때문이다.

수익률 곡선은 당장의 경제 상황을 시사하는 것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종합적인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시점부터 경기 침체의 시점까지 평균 18개월의 기간이 걸렸다. 최대로는 3년 후에 경기 침체가 온 적도 있다. 역전된 수익률 곡선은 투자자들에게 경제 침체를 암시하는 뚜렷한 지표가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미국에 경제 침체가 올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이 역전(장단기 금리역전)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역전된 수익률 곡선은 미국과 세계 경제성장 둔화를 시사한다. 낮은 성장률(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에 제한을 줄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는 고점에 이른다. 이후 경제위기와 함께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그래서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역전이 일어난 후에는 금리인하기에 유리한 자산들을 저가에 모아가며 위기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할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의 예상되는 경제 사이클과 그에 대처하는 투자전략을 고민해보겠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장단기 금리역전 장기화…美 경기침체 신호인가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CPI)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의 저주’라고 불릴 만큼 워낙 충격적으로 나옴에 따라 국제 금융 시장도 빠르게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6월 CPI 상승률 9.1%는 단순 비교하면 40년 만에 최고치이지만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의 새로운 물가 추계 방식대로라면 사상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1990년대 중반보다 더 심한 대발산(great divergence)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달러 강세가 재현되고 있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달러 인덱스는 20% 급등했다.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등가 수준(1달러=1유로)이 붕괴됐다. 엔‧달러 환율도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0엔에 육박하고 있다.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기축 통화를 넘어 제왕(king) 통화가 될 것이라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020년대 들어 국제 통화 질서가 당면한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하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제왕 통화가 도입될 만큼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됐느냐, 다른 하나는 그동안 기축 통화의 역할을 담당해 왔던 달러화의 위상이 기축 통화를 뛰어넘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2008년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부실 사태, 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2011년 미국 국가 신용 등급 강등 조치 등을 계기로 달러 가치가 흔들리면서 1970년대 이후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에 묵시적으로 유지돼 온 ‘제2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브레튼 우즈 체제는 1944년 국제통화기금(IMF) 창립 이후 미국의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 제도를 말한다.제2의 브레튼 우즈 체제는 1971년 닉슨의 금 태환 정지 선언 이후 ‘강한 달러-약한 아시아 통화’를 골간으로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묵시적인 합의에 따라 유지돼 온 환율 제도를 의미한다. 미국이 이 체제를 유지한 것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공산주의의 세력 확산을 방지하려는 숨은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제2 브레튼 우즈 체제는 이런 미국의 의도를 충분히 달성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 제2 브레튼 우즈 체제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유럽의 부흥과 공산주의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미국이 지원했던 마셜 플랜의 또 다른 형태라고 부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 후 제2 브레튼 우즈 체제에 균열을 보이기 시작한 때는 1980년대 초 무렵이다.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통화에 대한 의도적인 달러화 강세로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는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정부는 여러 방안을 동원했지만 결국 선진국 간의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플라자 합의’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제2 브레튼 우즈 체제에 또 한 차례 균열을 보이게 된 계기를 제공한 것은 1995년 4월 달러화 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역(逆)플라자 합의와 아시아 외환 위기다. 역플라자 합의에 따라 미 달러화 가치가 부양되는 과정에서 외환 위기로 아시아 통화 가치가 환투기로 폭락하면서 ‘강한 달러-약한 아시아 통화’ 간의 구도가 재현됐다. 역플라자 합의 이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79엔에서 148엔이 될 정도로 강한 달러 시대가 전개됐다.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의 이름을 따 ‘루빈 독트린’이 전개됐던 시기다. 제2 브레튼 우즈 체제 유지되는 국제 경제신흥국은 대규모 자금 이탈에 시달렸다. 1994년 중남미 외채 위기,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국가 채무 불이행) 사태까지 이어지는 ‘그린스펀‧루빈 쇼크(Greenspan & Rubin’s shock)가 발생했다. 미국도 슈퍼 달러의 부작용으로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1980년대 초 상황이 재연됐다. 쌍둥이 적자 이론에 따라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확대되면 재정 수지 적자도 확대된다.강한 달러 시대가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자국 통화의 약세라는 반사적인 이익을 누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는 무역 수지 흑자가 대폭 확대됐다. 국민 경제 3면 등가 법칙(X-M=S-I, X=수출, M=수입, S=저축, I=투자)에 따라 아시아 국가의 과잉 저축분은 미국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왔다. 한때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 미 중앙은행(Fed) 전 의장이 자산 거품을 해소하기 위해 2004년부터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중국의 국채 매입으로 시장 금리가 더 떨어져 자산 거품이 심해지는 그린스펀 수수께끼 현상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거품 붕괴 모형에 따라 자산 거품을 떠받치는 돈이 더이상 공급되지 않으면 터진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실체다.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과 달러처럼 기축 통화국의 지위를 바탕으로 레버리지 투자(증거금 대비 총투자 금액)가 활성화돼 있는 미국에서 자산 거품이 터지면 자국의 금융사는 마진콜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고 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대형 금융 위기가 발생한다.사상 초유의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Fed는 전시 때나 사용하는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동원했다. 대공황 관련 연구를 가장 많이 한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은 한꺼번에 두 단계 이상 내리는 ‘빅스텝(big step)’ 방식으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렸다. 유동성 공급도 무제한 국채를 사주는 양적 완화(QE : Quantitative Easing) 정책으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헬리콥터기 물을 뿌리듯이 돈을 풀었다.브라운 방식으로도 알려진 Fed의 비전통적 통화 정책은 달러 가치와 위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특정 국가가 금융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평가 절하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접국이나 경쟁국에 전가된다. 대표적인 ‘근린 궁핍화 정책’이다. 특히 미국과 같은 중심국이자 기축 통화국에서 자국 통화를 평가 절하하면 그 피해는 경제 발전 단계상 한 단계 아래 국가에 집중된다. 중국과 한국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가 해당된다.금융 위기 이후 국제 통화 제도는 1976년 킹스턴 회담(길게는 스미스소니언 체제 포함) 이후 시장의 자연스러운 힘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국가 간 조약이나 국제 협약이 뒷받침되지 않아 ‘없는 시스템(non-system)’ 혹은 ‘젤리형 시스템(jelly system)’이라고 불린다. 그 결과 킹스턴 달러 중심의 브레튼 우즈 체제는 이전보다 느슨하고 불안한 형태로 유지돼 왔다. 변함없이 유지되는 달러 기축 시스템시스템이 없는 국제 통화 제도하에서는 기축 통화의 신뢰성이 크게 저하되더라도 이를 조정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 이 때문에 새로운 기축 통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는 없다. 유일한 기축 통화국인 미국은 대외 불균형을 시정하려고 하지만 무역 수지 흑자국은 이를 조정할 유인이 없다. 새로운 기축 통화 논쟁과 함께 글로벌 환율 전쟁이 수시로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금융 위기 이후 달러화 중심의 브레튼 우즈 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하나는 금융 위기 극복 과정에서 누적된 재정 수지 적자와 국가 채무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금융 위기 후유증에 따른 ‘낙인 효과’라고 볼 수 있다.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브레튼 우즈 체제가 재차 강화되면 제3기에 해당한다. 외형상 여건은 형성돼 있다. 유럽·일본·중국 등 미국 이외 국가는 양적 완화, 마이너스 금리 제도 등을 통해 금융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는 떨어지고 달러화 가치는 강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중요한 것은 미국이 달러화 강세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미국 경제는 완전하지 못하다. 달러 강세에 따른 경기 부담은 의외로 크다. Fed의 계량 모델인 ‘퍼버스(Ferbus=FRB+US)’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상승하면 2년 후 미국 경제 성장률이 무려 0.7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가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재현된다면 언제든지 침체 국면에 빠질 위험이 높다. 현실화된다면 ‘제2의 에클스 실수’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재무장관이 잊을 만하면 대미 흑자국을 중심으로 환율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결론을 맺는다면 인플레 판단 실수로 뒤늦은 Fed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되는 틈을 타 고개를 들고 있는 제왕(king) 달러화에 대한 시각은 일단 미국이 바라지 않는다. 인포데믹, 즉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기를 당부한다.한상춘 한국경제 국제금융 대기자 겸 한국경제 논설위원

미 채권시장, 장단기 금리차 역전‥올 들어 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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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채권시장 장단기 금리차이가 또다시 역전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깜빡이’가 켜졌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습니다.CNBC에 따르면 이날 낮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2.792%로 10년물 미 국채 금리 2.789%를 역전했습니다.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을 역전한 것은 지난 3월과 6월 일시적으로 같은 현상이 벌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입니다.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 활동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집니다.하지만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수반하지는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습니다.BMO의 미 금리 전략부문 대표인 이언 린젠은 CNBC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밑도는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뭔가가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경기침체가 임박한 리스크라는 직접 신호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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