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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 종료 후
화보 촬영 때문에 검은색으로 염색하러 간 손담비
거울 속 염색한 자신의 모습에 슬퍼진 담비ㅠ_ㅠ
향미라는 캐릭터를 많이 사랑해서 울었다고..

동백꽃 필 무렵 향미 주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세요.

최향미 – 나무위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등장인물. 최향미 / 최고운 (손담비, 아역: 김단우 扮)”’: 까멜리아 알바. 취미는 사진협박으로 돈 요구협박(꽃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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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amu.wiki

Date Published: 8/1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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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함부로 너무 외롭게 떠난 향미 …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의 …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손담비 분)의 유품을 확인하던 동백(공효진 분)이 눈물을 쏟아내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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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hankyung.com

Date Published: 11/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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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까불이 정체와 결말, 향미 죽음 등 시청자들의 …

차영훈 연출, 임상춘 극본의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이의 폭격형 로맨스다. 등장인물은 공효진(동백),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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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lecturernews.com

Date Published: 9/2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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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손담비의 얼굴에 향미의 서사가 담길 무렵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오프닝과 엔딩엔 이 캐릭터가 있었다. 경제적 고난과 사회의 편견, 혐오 속에서도 “나를 믿던” 우리의 주인공 동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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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artinsight.co.kr

Date Published: 12/1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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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담비의 배우 인생 전환점, ‘향미’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

노컷 인터뷰 – KBS2 ‘동백꽃 필 무렵’ 향미 역 배우 손담비. (사진=방송화면 캡처). “너 기억하려고. 그놈의 동백이 까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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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nocutnews.co.kr

Date Published: 8/1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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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의 재발견 “세월이 만든 단단함이 …

드라마가 끝나도 눈에 밟히는 캐릭터가 있다. 지난 21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향미가 그렇다. 창문없는 술집 ‘물망초’ 마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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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m.khan.co.kr

Date Published: 3/1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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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의 손담비 “제대로 망가진 최향미, 내 …

‘동백꽃 필 무렵’ 어눌한 캐릭터 완벽 연기…손담비의 재발견 “발음·목소리톤 등 캐릭터 완성 공효진·오정세 등과 호흡 축복 동백-용식 커플 연애세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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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donga.com

Date Published: 4/1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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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향미 덕에 ‘미쳤어’ 섹시 퀸 벗어났죠 | 중앙일보

전국노래자랑’에서 지병수 할아버지가 선보인 ‘할담비’ – 동백꽃,향미,향미 덕분,향미 역할,동백이의 게르마늄,손담비,동백꽃 필 무렵,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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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joongang.co.kr

Date Published: 3/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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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은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 – 오마이스타

게르마늄 팔찌를 차고 죽음을 맞이한 건 주인공인 동백이 아닌 향미였다. 드라마 시작부터 게르마늄 팔찌를 찬 여자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장면이 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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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star.ohmynews.com

Date Published: 6/2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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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담비(Son Dam-Bi)가 <동백꽃 필 무렵> 때문에 펑펑 운 이유ㅠ_ㅠ 아는 형님(Knowing bros) 2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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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동백꽃 필 무렵 향미

  • Author: JTBC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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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20. 6. 13.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reisl8HzCkY

“너무 함부로, 너무 외롭게 떠난 향미” …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의 재발견

마지막회를 앞둔 ‘동백꽃 필 무렵’이 배우 공효진과 강하늘의 ‘혼신 연기’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수목드라마 1위에 등극했다.8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31, 32회는 각각 전국 시청률은 15.7%, 18.8%를 기록해 또 다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수도권 시청률은 각각16.5%, 19.7%를 2049 수도권 타깃 시청률은 8.1%, 9.7%를 기록했다.이번 방송에서는 동백(공효진)이 사라져버린 엄마 정숙(이정은)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그럼에도 동백은 “어제의 멘붕을 잊는 건 오늘의 멘붕 밖에 없을지도”라는 용식(강하늘)의 말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까멜리아에서 장사하랴,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아들 필구(김강훈) 챙기랴 이리 저리 뛰어다닌 동백은 결국 몸살이 났다. 아픈 동백을 간호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은 용식은 이불을 덮어주고 사랑이 담긴 밥을 차려주며 살뜰히 살폈다.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누군가의 극진한 걱정에 동백은 “남들은 다 이렇게 사는 거죠. 걱정 받는 거 되게 기분 좋네요”라며 감동받았다.동백은 일평생 예쁨만 받고 사는 애들이 부러워 하염없이 쳐다보곤 했던 터라 용식이 “부잣집 고명딸처럼, 타고난 상팔자처럼, 아주 철딱서니 없게 사실 수 있도록 제가 싹 다 세팅을 할게요”라고 하는 말에 감동을 받았다. 용식도 동백이 조그마한 등으로 어떤 삶의 짐들을 지고 살아왔는지를 생각하다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동백과 용식은 서로에 대한 감정이 더욱 깊어졌다.한바탕 눈물을 흘린 두 사람은 이윽고 같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눈을 꼭 감고 잠을 자고 있는 용식을 본 동백은 “남의 집에서 참 잘 주무시네”라며 그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반응이 없자 동백은 “방아깨비 누나 말고요, 다른 분은 만나보시긴 보신 거죠”라며 도발했다. 용식은 그런 동백을 보자 하니 죽을 맛이었다. 자꾸 말을 거니 힘겨웠던 것이었다. 결국 이 둘은 한숨도 못 잤다. 뜬 눈으로 지샌 용식은 새벽같이 동백의 집을 나섰고, 차 보닛 위에 보란 듯이 놓여있는 초록색 라이터를 발견하곤 곧내 분노했다. 용식은 발로 라이터를 짓뭉개며 “놈은 자꾸 간을 보고, 나는 알려줘야겠다. 건들면 디지는 거라고”라며 용의자를 찾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렇게 향미(손담비)의 사고 현장을 다시 찾은 용식은 그곳에서 현장 사진을 찍고 있는 강종렬(김지석)에게 왠지 모를 ‘구린’ 느낌을 받았다. 자꾸만 심증이 가는 용의자들이 늘어나자 향미를 죽인 범인이 까불이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와중 옹산호에서 “지역 음식점에서 일하던 최모 여성”의 사체가 발견됐다.그러면서 동백도 위험에 빠졌다. 잠을 자던 동백은 스쿠터를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고 나섰지만, 스쿠터가 있다는 곳은 인적 없는 쇼핑몰의 지하 주차장이었다. 그럼에도 동백은 그곳으로 향했고, 스쿠터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을 보는 순간 옆에 있던 봉고차의 문이 열렸다. 그러자 동백은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쳐 겨우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전원이 꺼지며 동백은 꼼짝없이 그 안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그곳에서 동백은 까불이가 남긴 ‘너 때문에 걔가 죽었잖아. 니 옆에 있으면 다 죽어’라는 메모를 보게 됐다. 까불이는 향미를 진짜 가족처럼 여겼고, 언제나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려 했다. 하지만 새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향미는 그 이후로 돌아오지 못했다. 동백은 향미가 그렇게 죽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점점 분노에 차올랐다. 그러면서 동백은 “그 새끼 죽여 버릴래요. 저 이제 안 도망가요. 내가 쫓아가서 족칠 거예요”라며 용의자와의 공수교대를 알리며 마무리됐다.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안방을 찾아간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email protected]

[동백꽃 필 무렵] “까불이 정체와 결말, 향미 죽음 등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컸던 인기 드라마”

<사진 출처=KBS2>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오늘 15일(수) 9시 5분부터 17시까지 KBS Drama에서 <동백꽃 필 무렵> 1~12회가 연속 재방송된다.

<동백꽃 필 무렵>은 2019년 9월 18일부터 11월 21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22시 KBS2에서 방송된 40부작 드라마다. 최고시청률은 23.8%(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차영훈 연출, 임상춘 극본의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이의 폭격형 로맨스다. 등장인물은 공효진(동백), 강하늘(황용식), 김지석(강종렬), 지이수(제시카), 오정세(노규태), 염혜란(홍자영), 손담비(향미), 김강훈(필구) 등이다.

KBS2가 소개하는 <동백꽃 필 무렵> 기획의도와 인물관계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진 출처=KBS2>

편견에 갇힌 여자가 저를 가둔 가타부타를 깨다 못해 박살을 내는 이야기. 그리고 그 혁명에 불을 지핀 기적 같은 한 남자의 얘기. 분명 뜨끈한 사랑 얘긴데, 맨날 사랑만 하진 않는 얘기.

‘진짜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쟨 좀 박복하잖아.”

여기 편견에 갇힌 한 여자가 있다. 아무도 그녀의 행복을 예상치 못한다. 우리 속 무심하고도 사소한 시선들이 그녀를 쉽게 재단하지만, 우리 속 무심하고도 사소한 배려들이 그녀의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편견에 갇힌 한 사람이 조금씩 틀을 깨고 나와 포효하기까지. 그 사소하지만 위대한 기적을 만들어 낸 건 평범한 듯 안 평범한 난 놈, 용식이었다. 한 사람에게 냅다 퍼붓는 우레 같은 응원! ‘당신 잘났다, 최고다, 훌륭하다, 장하다!’

이 우직한 응원이 그녀의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사람이 사람에게 어떤 기적이 될 수 있는지. 여기 순박섹시란 새 장르를 발칵 열 촌(놈옴)므파탈 황용식이와 성장, 아니 각성하는 맹수 은(근걸)크러쉬 동백이가 보여줄 것이다.

<사진 출처=KBS2>

주연을 맡은 공효진은 1999년 영화 <여고괴담2>로 데뷔한 탤런트 겸 영화배우다. 영화로는 <도어락>, <뺑반>, <싱글라이더>, <미씽 : 사라진 여자>, <질투의 화신>, <포로듀사>, <고령화 가족>, <미쓰 홍당무>,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가족의 탄생>, <천군> 외 다수가 있다. 수상경력으로 2016년 SAF 연기대상 로맨틱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2015년 KBS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 2015년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여자인기상, 2014년 SBS 연기대상 미니시리즈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2014년 SBS 연기대상 베스트커플상 외 다수가 있다.

[OPINION] 손담비의 얼굴에 향미의 서사가 담길 무렵 :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TV]

[필자 주] 2019년의 마지막 주, 그리고 2010년대를 하루 남겨둔 날, 올 한 해 만난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2019년이 가기 전에 이 캐릭터에 관한 글을 꼭 남기자고. 카테고리는 [2019, 올해의 캐릭터]쯤 되려나? 이 캐릭터를 필자의 ‘인생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을런진 모르겠다. 하지만 오래 기억해두고 싶은 캐릭터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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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오프닝과 엔딩엔 이 캐릭터가 있었다. 경제적 고난과 사회의 편견, 혐오 속에서도 “나를 믿던” 우리의 주인공 동백(공효진), 그 옆에 서서 우직하게 동백을 응원하던 ‘촌므파탈’ 용식(강하늘)도 빼놓을 수 없는 올해의 캐릭터지만, 임상춘 작가는 이 캐릭터로 드라마의 포문을 열고 이 캐릭터에 대한 기억을 엔딩에 수놓는다. 바로 배우 손담비가 연기하는 최향미 얘기다.

사실 향미는 작품의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로맨스 4, 휴먼 4, 스릴러 2 전술”로 소개된 이 드라마에서, 초반의 향미는 로맨스에 비중이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휴먼이라기엔 모호하고 스릴러 쪽인가 하고 갸웃거릴 만한 행보를 보였다. 첫 등장부터 규태의 시바스리갈을 몰래 훔쳐 먹고 손님의 라이터를 냅다 주머니에 넣었다. 근데 또 “애는 착햐”다는 소릴 듣는다. 언뜻 눈치 없이 마이웨이로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타인을 파악하는 데엔 누구보다 바삭하다. 규태가 “존경”에 환장한다는 걸 눈치챈 것도 향미. 종렬이 필구의 친부라는 걸 기민하게 캐치한 것도 향미. 그 정보를 이용해 그들의 돈을 뜯어내려던 것도 향미. 향미였다.

향미는 나날이 판을 벌여 나갔다. “착한 남자들 눈엔 안 보인”다는 향미는 규태와 종렬의 비밀을 쥐고, 동백, 용식, 필구, 종렬, 제시카, 규태, 자영이 엮인 판을 뒤흔들었다. ‘정상가족’을 이루고 있던 자영-규태, 제시카-종렬 부부가 협박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사진을 찍어 증거를 만들었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비밀을 폭로하겠다 협박했다. 이같은 향미의 움직임은 시청자의 시선에도 균열을 내었다. 평생을 “왕따”처럼 살아온 동백의 삶을 응원하는 게 이 드라마가 깔고 있는 기본 정서이자 태도인데, 향미는 당최 어떻게 봐야 할지 오리무중이었던 거다. 향미는 동백의 행복을 바라는 듯 보이면서도, 돈을 위해서라면 동백과 주변의 관계를 제멋대로 이용하려 들었다. 시청자가 정을 붙일라 하면 갸웃거릴 만한 모습으로 빗나갔다. 용식에게 “어려운” 사람이 동백이었다면, 시청자에게 가장 어려운 인물은 아마 향미였으리라.

그랬다. 남을 읽는 데엔 이만한 도사가 없지만 정작 향미는 읽히지 않았다. 염색한 지 한참 된 긴 머리나 다 벗겨진 네일, 동백이가 준 돈도 다 까먹어 가게에서 눈을 붙이는 처지. 그리고 자신을 늘 “열외” 취급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꾸 비뚤어지고 싶다”는 향미는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무슨 일을 해왔는지, 이상향처럼 말하는 코펜하겐엔 어떤 곡절이 있는지 모든 건 비밀에 부쳐졌다. 방영 중반까지, 배우 손담비의 큰 이목구비는 맹하고 오묘한 표정을 만들어냈고 어딘가 서늘하고 일관된 하이톤의 어조는 어디로 튈지 몰라 위험하게 들렸다. 시청자가 추측한 연쇄살인범 ‘까불이’의 용의 선상과 사건의 피해자인 ‘게르마늄 팔찌를 찬 여자’ 후보 명단에 향미 이름이 같이 올랐던 건 그래서였다.

그러던 향미의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작품이 딱 절반의 그림을 완성했을 때였다. 동백의 이야기를 전개시키며 드라마의 세계를 안정적으로 닦아 놓은 작가는 그때부터 향미의 얼굴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전환이었다. 어쩌면 시청자들에게도 “열외”였을 향미의 얼굴에 “열외”로서의 곡절을 담으면서, 향미는 단순한 조연 혹은 까불이 피해자로 남지 않았다. 향미의 개인사가 풀리는 건 통합 10화 엔딩부터. 10화에선 향미의 원래 이름과 함께 까불이 사건 피해자가 향미였다는 걸 밝히고, 11화에선 향미의 과거사와 까멜리아에서 일하게 된 사연을 풀어냈다. 12화는 향미가 죽기 전 24시간을 따라가며, 향미의 마지막 하루로 전체 회차를 꾸려내었다.

그렇게 향미의 얼굴에서 미스터리를 걷어내자 보이는 건 ‘약자의 얼굴’이었다. <동백꽃 필 무렵>이 집중해온 동백의 서사와 마찬가지로, 향미도 경제적 고난, 사회의 편견과 혐오 아래에서 살아왔음이 밝혀졌다. 향미는 “물망초(‘맥양집’)네 딸”로 자라 동급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공공연히 손가락질받았다. 절도가 일어나면 고아인 동백과 함께 가장 먼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이후엔 동생과 아픈 할머니를 경제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소녀가장이 되었다. 엄마의 직업을 그대로 따르게 된 이 하층여성 앞에 사회의 편견과 배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같이 밥을 먹지 않는 사람, 제 몸을 기물 취급하는 사람, 향미의 인생을 한심하게 여기는 사람들. 그들에게 향미는 그저 밑바닥 진창의 인생이었고 아무도 향미의 처지를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다. 향미의 말대로 “열외”의 인생, “열외”의 삶이었다.

생존 방식에 있어 향미의 삶은 동백만큼이나 복잡성을 띠고 있었다. 배제가 작동하는 ‘정상’이란 이름의 금줄 바깥, 그곳에서 동백은 “그냥 열심히 사는 것밖에 없다”며 악착같이 두루치기를 팔아 하루하루를 견인해나갔다. 반면 향미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것들을 통해 생존했다. ‘직업 여성’이라는 딱지는 동백에겐 ‘오해’였지만, 향미에겐 ‘현실’이었다. 더군다나 향미는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자신과 동백의 약자성까지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상’ 안에 있는 사람들(규태, 종렬, 제시카 등)에게 접근해 저와 규태가 바람피웠다는 증거를 만들었고, 동백과 필구의 존재를 두고 협박했다. 주류와 비주류, 상층과 하층이라는 계급구조가 그것으로부터 가장 멀리 밀려난 향미의 돈줄이 된 셈이다. 향미의 방식은 하층 여성에게 곤궁과 배제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시킴과 동시에, 그런 와중에도 떳떳하면서 치열했던 동백의 생존 방식이 실은 쉽지 않았던 것임을 반사시켜 보여주었다.

이 복잡한 서사를 담아내는 손담비의 얼굴은 단 2회 만에 향미의 처지를 납득하게 한다. 향미가 주류에 던진 미끼는 매서운 대응으로 돌아왔고, 그렇게까지 해서 위로 밀어 올리려던 동생은 향미를 저버렸다. 그때 향미 얼굴에 스치는 허망함은 순식간에 모든 미스터리를 걷어낸다. “다 알면서도 삥뜯겨줬”다며 눈물짓는 장면은, 지금껏 제 이익에 따라 움직이던 이 인물의 이타적인 방향성이 단번에 노출되는 순간이다. 헌신해 마지 않은 동생에게도 지워진 향미. ‘평범한 삶’ ‘사랑받는 삶’을 살고 싶어 하던 향미의 바람이 모든 행동의 면죄부가 되어주진 않지만, 적어도 우린 발견할 수 있다. 하층계급 여성의 고단한 삶과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그리고 숨 막히는 외로움, 미스터리가 가리고 있던 얼굴 아래엔 이것들이 요동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단연 압권은 그 긴 하루의 끝에서, 동백과 마주하는 장면이다. 제 삶도 힘든데 남의 1인분 식사를 챙기려는 동백 앞에서 향미는 끝내 눈물을 보인다. 감정을 읽을 수 없던 커다란 눈, 상처 입고 굳어가던 얼굴은 그제야 가장 솔직한 슬픔을 담는다. 걱정 어린 눈으로 향미를 바라보는 공효진의 진실된 연기를 받아내며, 손담비의 향미는 그렇게 물망초의 꽃말을 말하며 모든 패를 다 까버린다. 그 얼굴은 어린 날의 향미도 숨겼던 향미란 캐릭터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드러낸다. 똑같이 하층, 주류 바깥에서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에, 오롯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동백이 앞에서. 그러나 자신과는 다른 선택을 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보고 있으면 “쪽팔리고” “짜증 나는” 그 동백이 앞에서.

미스터리했던 손담비의 얼굴에 서사가 담기기 시작하면, 우린 우리가 쉽게 단정했던, 또 어쩌면 동백이 대신 게르마늄 팔찌를 차길 바랐던 향미의 얼굴을 구체화시킬 수 있게 된다. 미스터리의 주요 요소였던 게르마늄 팔찌는 두 여성을 ‘기억’이란 말로 잇는 휴머니즘의 중추로 변모한다. “나를 잊지 말아요.” 향미는 말했고, 동백은 향미가 ”너무 함부로, 너무 외롭게 떠났다”며 목놓아 울었다. 그리고 동백은 향미가 끝까지 품고 있었던 본명 ‘최고운’을 딸의 이름으로 지으며, 마지막까지 향미를 기억한다.

끝까지 <동백꽃 필 무렵>의 향미는 단순 ‘피해자’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 캐릭터화되고 대우 받았다. 작가는 마지막화까지 향미의 이름을 놓지 않았다. 향미가 까불이 사건의 피해자라는 걸 공공연히 밝히고 난 뒤에도 향미라는 개인을 증축해내려는 애씀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첫 배달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 향미’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던 모습, 다음 생엔 동백의 딸로 태어나고 싶다던 모습, 스쿠터 타는 동백 뒤를 쫓아와 “언니 자빠질까 봐” 같이 달렸다던 모습. ‘향미의 죽음’이라는 사건 뒤에도 그의 삶을 기억하고 추모할 만한 장면들이 있었다. 맞다. 마지막 화까지 다 보고 나니 비로소 알겠다. <동백꽃 필 무렵>은 이 “열외”의 삶을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놓지 않고 있더라. 알고 보면 이 드라마는 향미를 “열외” 취급하지 않았다.

나조차도 무의식중에 향미를 “열외”라고 생각했어서일까? 그때 느낀 미안함이 오랜 여운과 먹먹함으로 이어졌던 걸까? 한 해 동안 굵직한 사연을 가진 많은 캐릭터를 만났지만, 올해 끝 무렵 떠오르는 건 “너 하나는 그냥 나 좀 기억해주라. 그래야 나도 세상에 살다 간 것 같지”라고 말하던 향미의 얼굴이다. 수수께끼 같은 조연, 드라마 안팎에서 “열외”였던 존재. 결국은 오래 기억된 한 명의 인간. 향미란 캐릭터를 가만히 생각하고 있자면, 뒤이어 다른 이름들이 함께 떠오른다. 차별과 혐오, 배제와 무관심으로 스러져갔던 많은 이름들. 우리 사회가 “열외”로 제쳐둔 이름들, 또 이야기 속에서 쉽게 지워지고 잊혀진 이름들. 향미의 얼굴에 서사가 담길 무렵은, 바로 그 무수한 이름들을 기억해야 할 무렵이 되었다.

아울러 캐릭터와 시청자 간의 거리를 능히 늘이고 좁히던 배우 손담비의 연기도 필히 기억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백꽃 필 무렵>의 방영 전, 손담비는 이 작품을 통해 “담비 아니면 안 된다” “담비만 할 수 있는 캐릭터다” “잘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뿌듯할 것 같다고 밝혔다(앳스타일과의 인터뷰). 향미 캐릭터를 “담비만 할 수 있는” 모습으로 유일무이하게 완성한 손담비. 최향미가 남긴 한 가지 무렵이 더 있다면, 앞으로 손담비의 얼굴에 수많은 서사가 담기길 기다리는 무렵이다.

[인터뷰]‘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의 재발견 “세월이 만든 단단함이 향미와의 공통점이에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손담비는 자신을 “노력을 안 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2007년 가수로 데뷔해 댄스곡 ‘미쳤어’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09년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키이스트 제공

드라마가 끝나도 눈에 밟히는 캐릭터가 있다. 지난 21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향미가 그렇다. 창문없는 술집 ‘물망초’ 마담의 딸로 태어나 평생을 주변인으로 살다간 사람. 지저분한 염색 머리에 벗겨진 손톱 매니큐어 등 향미를 더 향미답게 만든 디테일은 배우 손담비(36)의 치열한 고민에서 탄생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손담비는 자신을 “노력을 안 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지저분하던 노란 머리는 검게 정리된 상태였다. “가수 할 때도 사랑받는 데 6년이 걸렸다. 연기도 그만큼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다”고 덤덤히 말하는 그는 마냥 무르지 않은 단단한 속내를 가졌다는 점에서 향미와 어딘가 닮아 있었다.

2007년 가수로 데뷔해 2009년 SBS 드라마 <드림>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섹시 가수’라는 선입견의 벽을 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인생 1막이 끝나고 2막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며 “배우 엄정화처럼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손담비와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향미는 창문없는 술집 ‘물망초’ 마담의 딸로 태어나 평생을 주변인으로 살다갔다. 지저분한 염색 머리에 벗겨진 손톱 매니큐어 등 향미를 더 향미답게 만든 디테일은 배우 손담비의 치열한 고민에서 탄생했다. KBS 제공

-향미로 큰 사랑을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

“얼떨떨하다. ‘이렇게 사랑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묘하고 구름 위를 날아다니는 느낌이다.”

-주변의 반응이 궁금하다.

“주변 친구들부터 먼 친척들까지 저에게 문자를 보냈다. ‘향미 너무 소화 너무 잘했다’ ‘싱크로율 맞게 너무 잘 했다’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까불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단순한 아르바이트생으로 여겼다가 키를 쥐고 있는 여인이라는 게 드러난 6회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향미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욕 먹을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연기를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도 ‘물망초’ 서사가 시작되면서 캐릭터에 많이 몰두해주시더라.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주지도 못하는 결손가정 아이가 동백이를 만나며 닮아가고 싶어하고 동경하는 모습, 그런 짠한 모습이 대중분들께 와닿은 것 같았다. 다행히 너무 불쌍하게 여겨주시고, 제가 슬퍼할 때 같이 슬퍼해주셔서 감사했다.”

-캐릭터를 분석은 어떻게 했나.

“저는 외동딸인데다 살아온 삶도 많이 달라 공통점이 많지 않다. 그래서 캐릭터 분석을 더 철저히 했다. 향미는 천천히 곱씹으며 말하는 아이다. 맹하고 눈빛은 초점이 없는데, 눈치는 빨라서 멍청하지 않아야 했다. 말의 속도를 조절하기가 힘들었다. 높낮이 없이 천천히 말하다 한 방에 터뜨려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일부러 말을 천천히 하고 발음도 또박또박하려 노력했다. 다만 향미도 저도 단단해 보인다는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 부분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처음부터 단단했던 건 아니고 1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단단해졌다. 단단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더라. 향미도 마찬가지 아닐까. 세월이 그를 단단해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손담비는 2007년 가수로 데뷔해 2009년 SBS 드라마 <드림>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섹시 가수’라는 선입견의 벽을 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동백꽃 필 무렵>을 “인생 1막이 끝나고 2막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정리했다. 키이스트 제공

-고운이란 본명 대신 향미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그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삶에 우여곡절이 많다보니 고운이란 이름이 자신과 안 맞는다고 생각한 것 아닐까. 고운이는 곱게 살아야 하는데, 향미는 그렇지 못하고 사랑을 갈망하지 않았나. 여기에 대해서도 분석을 해봤다.”

–<동백꽃 필 무렵> 초반에 연기력 지적이 있었다.

“엄청 속상했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여기서 흔들리면 대중에게 흔들리는 사람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제 페이스를 끝까지 가져갔다. 언젠가 향미와 내가 만나는 지점이 생기겠지 생각했다. 다행히 그런 지점을 만났고, 향미 캐릭터를 이해해주셔서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느꼈다.”

-향미의 서사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

“이 정도일 줄은 모르고 들어갔다. 중요한 역할이고, 죽는 것까지는 알았는데 이렇게 내면을 깊숙이 건드리는 서사가 있는 줄은 몰랐다. 작가님이 글을 잘 써주신 덕이다. 작가님에 대한 신뢰도가 워낙 높아서 이렇게 중요한 인물인지는 몰랐지만, 좋은 캐릭터일 것이란 믿음은 있었다.”

-향미를 연기하는 데 있어 작가가 특별히 주문한 건 없었는지.

“그런 건 딱히 없었다. 잘 되고 나서부터 문자를 보내주시더라.(웃음) 12화 마지막 우는 씬이 끝나고 장문의 문자가 왔다. ‘그동안 우여곡절 많았다고 들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 향미밖에 안 물어볼 정도로 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울면서 ‘좋은 글 써주신 덕에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답한 기억이 난다.”

의지할 데 없이 방황하던 향미는 옹산에서 동백이(공효진)을 만나 가족이 된다. 손담비는 자신에게 있어 동백과 같은 존재로 배우 정려원을 꼽았다. KBS 제공

-드라마가 입소문을 타면서 현장 분위기도 달라졌을 것 같다.

“대본 유출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6화부터는 대본도 많이 가렸고, 향미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선 쪽대본으로 처리됐다. 까불이가 누구냐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보니 배우들도 대본을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했다. 12화 대본을 잃어버렸는데, 다행히 유출은 안 됐다. 배우들은 까불이의 정체를 11화, 12화 대본이 나올 무렵 알았다.”

-공효진·오정세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효진 언니는 개인적으로 친해서 같이 하면서 편안함이 있었다. ‘이렇게 하는 게 어때? 저렇게 하는 건 어때?’ 하는 아이디어와 조언을 많이 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 규태 오빠는 그냥 너무 웃겼다. 만나면 웃음 바다였다. 애드립 등 여러 준비를 많이 해오는 배우이다보니 너무 웃겨서 촬영이 중단 될 정도였다.”

-손담비는 ‘악바리’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노력파’인가.

“저는 노력을 안 하면 잘 안 나타나는 사람이다. 하나를 물고 늘어져야 나중에 빛이 나오더라. 가수 할 때도 우여곡절 많았다. 춤·노래도 못하던 애가 4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솔로로 데뷔했고, 앨범 2장이 망해서 포기하고 싶을 때 ‘미쳤어’라는 곡을 만났다. 이 때도 6년을 노력했으니, 연기도 그만큼 오래 걸리겠구나 생각했다. 연기자로 돌아선 다음엔 ‘섹시 가수’ 선입견을 떨쳐내는 게 쉽지 않았다. 역할도 부잣집 딸, 센 역할만 들어왔다. 그래도 이미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생각을 하고 시작해서 흔들리는 건 없었다. 언젠가는 나의 캐릭터가 올 것이라는 믿음 하에 밀어붙였고, 지금 때를 만난 것 같다.”

-향미는 동백이를 만나며 삶의 의지를 찾았다. 손담비에게 동백이 같은 존재가 있는지.

“정려원 언니가 그런 존재다. 제가 난항을 겪고 있을 때도 언니가 옆에 있었고, 잘 됐을 때도 있었다. 지금 가장 기뻐해준 것도 려원 언니다. ‘너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게 기분 좋고 너무 자랑스럽다’고 하더라. 너무 힘이 되고, 언니에게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쉬고 싶지 않다”는 손담비는 “최종목표는 엄정화 선배님처럼 되는 거다.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밝혔다. 키이스트 제공

-손담비에게 <동백꽃 필 무렵>과 향미는 어떻게 기억될까.

“<동백꽃 필 무렵>은 제 인생의 1막이 끝나고 2막이 시작되는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지금까지 달려온 게 이걸 얻으려고 달려왔나 싶을 정도다. 대중분들에게 이런 사랑 한 번쯤 받아보고 싶다고 갈망을 해왔기 때문에, <동백꽃 필 무렵>을 기점으로 다른 필모그래피가 또 생기지 않을까. 가수할 때는 그 인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어렸고, 너무 바빴다. 30대를 넘어가면서 여유를 찾았다.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얻은 인기는 흡수하고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의미 있다. 향미는 안쓰럽고 불쌍하고 보듬어주고 싶은 사람. 아직도 향미를 다 보내지 못했다. 다음주 월요일에 실제로 코펜하겐에 화보촬영을 하러 가는데, 거기서 제대로 떠나보낼 생각이다.”

-앞으로 활동계획과 목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쉬고 싶지 않다. 늘 짝사랑하거나 철부지, 사랑받지 못한 캐릭터만 해와서 로맨스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다시 출발선에 선 기분이다. 가수 활동도 포기해본 적 없다. 연기로 더 인지도를 쌓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음반 활동을 쉬었지만, 언젠가 꼭 앨범을 낼 거란 생각은 있다. 엄정화 선배님처럼 되는 게 최종목표다.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의 손담비 “제대로 망가진 최향미, 내 인생캐”

연기자 손담비가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으로 연기력을 활짝 꽃 피웠다. 스스로도 “내게 봄날이 찾아왔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 ‘동백꽃 필 무렵’ 어눌한 캐릭터 완벽 연기…손담비의 재발견

“발음·목소리톤 등 캐릭터 완성

공효진·오정세 등과 호흡 축복

동백-용식 커플 연애세포 자극”

연기자 손담비(36)가 따뜻한 겨울을 맞고 있다. 찬바람이 파고들지 못할 만큼 온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1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연기자로서 제대로 ‘명함’을 내놓을 수 있게 된 자신감과 성과까지 손에 넣었다. 2007년 가수 데뷔 때부터 품었던 연기자의 꿈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드디어 저에게도 봄날이 찾아왔어요”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향미 역의 배우 손담비.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이런 칭찬을 받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향미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2009년 처음 연기 도전하고 10년의 경험이 헛되지 않아 다행이에요. 공효진·오정세 등 ‘연기 구멍’ 없는 상대와 호흡을 맞춘 게 큰 도움이 됐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큰 축복이었어요. 정말 행복해요.”

실제로 손담비는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기초부터 다시 다졌다. 발음, 목소리 톤, 대사 속도, 표정 등을 세세히 분석하며 연출자 차영훈 PD와 자주 의논해 캐릭터를 완성해갔다. 이왕 하는 것, “확실하게 망가지려고” 매니큐어가 뜯긴 손톱과 얼룩덜룩하게 염색된 머리카락을 그대로 ‘방치’했다. 촌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트레이닝복을 고집하기도 했다.

배우 손담비. 사진제공|키이스트

“데뷔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지만, 가수로서 모든 걸 과감하게 내려놓는 건 두려운 일이었어요. 두려움 속에서도 연기자로 도약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에 이겨낼 수 있었어요. 제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는 결정 중 하나였어요. 나중에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고 싶어요.”

● “운명처럼 사랑이 다가올까요?”

“흙을 만지는 게 좋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완성품의 목표를 정해놓고 하니까 더 재밌어요. 집중할 수 있어 잡생각이 들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좋아요.”

● 손담비

▲ 1983년 9월25일생

▲ 2007년 가수 데뷔

▲ 2008년 ‘미쳤어’ 성공

▲ 2009년 SBS ‘드림’·연기대상 뉴스타상

▲ 2011년 MBC ‘빛과 그림자’·연기대상 특별기획 우수상

▲ 2012년 네 번째 미니앨범 ‘눈물이 주르륵’ 끝으로 본격 연기 전향

▲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유미의 방’ ‘미세스 캅2’ 등

▲ 영화 ‘탐정:리턴즈’ ‘배반의 장미’

▲ 연극 ‘스페셜 라이어’

백솔미 기자 [email protected]

손담비는 이를 갈았다. 최향미 캐릭터를 놓치면 오랫동안 후회할 것 같아 이전보다 더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어눌해 보이지만 할 말은 하는 극과 극의 설정, 가족의 아픈 사연에 감정을 담아 표현하기 쉽지 않았지만 잘만 하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그리고 적중했다. 연기자로서 손담비를 재발견하게 한 2개월이었다.연기자로서 당당히 시청자 앞에 서고 싶은 의지였다. 손담비는 “섹시가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겠다고 마음먹어 조급함은 없었어요”라며 “꽤 오래 걸리긴 했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라며 웃었다.손담비는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 커플을 보며 자극받았다. 예쁜 사랑이 담긴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은 꿈과 현실의 로맨스를 떠올렸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사랑이더라고요”라고 말하는 그는 “주변에서 (짝이)‘짠’ 하고 나타날 것이라고 하는데, 저에게도 그런 운명 같은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까요”라며 웃는다.그는 스스로 승부욕이 강하다고 말했다. “남자처럼 털털하고, 뒤끝 없고, 하지만 어느 때는 소심한 것 같으면서도 단순해요. 한번 마음먹으면 그대로 추진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제 자신을 파악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더라고요. 하하!”손담비는 “나이 생각하면 못 살 것 같아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싶은데,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을 때는 나이를 실감해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이전보다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서 필라테스와 근력 운동을 기본으로 영양제까지 챙겨먹어요”라고 말했다.2년 전부터는 도예를 취미로 마음도 단련하고 있다.

‘동백꽃’ 향미 덕에 ‘미쳤어’ 섹시 퀸 벗어났죠

‘짠내 폭발’. 21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임상춘 극본, 차영훈 연출)을 요약하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게장으로 유명한 옹산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여서일 뿐 아니라 고아로 버려진 미혼모 동백이(공효진)와 유복자로 태어난 동네 순경 황용식(강하늘)을 비롯해 어느 하나 짠하지 않은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막 내린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절친’ 공효진 추천으로 캐스팅

처절한 조연 캐릭터 절절히 연기

“나를 잊지 말아요” 명대사 남겨

그중에서도 동백이 대신 두루치기 배달을 갔다 죽음을 맞은 최향미(손담비)는 짠내의 최고봉이다. 술집 ‘물망초’에서 자라 떠돌다 ‘까멜리아’로 흘러들어왔지만 “날 가만둘 리가 없는” 팔자가 그를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며 “비뚤어지고 싶게” 만든 탓이다. “갖고 싶은 건 많지만 가질 수 있는 건 없는” 그는 동백이의 게르마늄 팔찌며 가디건 등을 주워다 입으며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 했다.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손담비(36)는 한결 가벼운 표정이었다. 캐릭터 특성을 살리기 위해 5개월간 뿌리염색을 하지 않아 정수리 부분은 까맣고, 아래는 푸석한 갈색 머리카락 상태로 지냈던 그는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검은색으로 염색하는데 ‘이제 향미를 떠나보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오묘했다”고 말했다. “향미는 버는 족족 동생에게 보내야 하는 앤데 염색할 돈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먼저 헤어 디자이너에게 제안하면서 둘 다 편했죠.”

먼저 캐스팅된 공효진이 “대본을 읽는 동안 네 생각이 많이 났다”며 직접 손담비를 추천했다. “인생 운 좋으면 제시카고 운 나쁘면 최향미”라는 대사처럼 기구한 팔자를 소화해야 했던 그는 “쉽지 않은 역할이라 더 욕심이 났다”고 했다. “주연이냐 조연이냐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타당성 있는 캐릭터인가를 살펴보는 편인데 향미는 왜 그렇게 무시 받으면서도 돈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지 충분히 설명이 됐죠.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고. 저는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PD님이나 작가님은 의아하셨을 수도 있지만.”

공효진은 손담비의 어떤 모습에서 향미를 떠올렸을까. 두 사람은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다. 지난 5월에는 정려원·김소이·김모아 등과 함께 제주도로 어머니 동반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둘이 까멜리아에 나란히 앉아 있으면 누가 봐도 제가 사장 같잖아요. 그렇게 화려하게 생긴 애가 하면 좋겠단 생각을 했대요. 본인과는 대조되는 느낌의. 또 저랑 얘기하면서 제가 상대방이 아닌 먼 산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눈빛을 몇 번 봤다나요. 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하면서. 전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는 “주변에서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향미가 대사량은 많은데 느릿느릿 말하잖아요. 뇌를 거치지 않고 입에서 바로 말하는 것 같은데 뭔가 다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 딕션이 중요했거든요. 그래서 툭하면 려원 언니 집으로 리딩 연습하러 가고, 현장에서는 오정세 선배님을 붙들고 연습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로는 동백이에게 건네는 당부 “물망초 꽃말이 뭔지 않아? ‘나를 잊지 말아요.’ 너 하나는 나 좀 기억해주라. 그래야 나도 세상에 살다 간 것 같지”를 꼽았다.

특히 샤크라·티티마 등 걸그룹으로 시작한 정려원과 김소이와는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잘돼야 한다. 그러려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2007년 가수로 먼저 데뷔해 ‘미쳤어’(2008) ‘토요일 밤에’(2009) 등 히트곡을 배출한 그에게는 어딜 가나 ‘섹시퀸’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원래 배우를 꿈꿨던 그는 2009년 ‘드림’부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갔고, ‘빛과 그림자’(2011~2012)로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손담비의 대표작은 ‘미쳤어’다.

2013년 싱글 ‘레드 캔들’ 이후 배우 활동에 전념한 것도, 부잣집 딸 같은 화려한 역할은 전부 고사한 것도 같은 연유에서다. “‘미쳤어’ 이미지가 10년 넘게 갈 줄은 몰랐어요. 다행히 향미 덕분에 벗어날 수 있게 됐죠. ‘전국노래자랑’에서 지병수 할아버지가 선보인 ‘할담비’ 덕분에 좀 더 친근해지기도 했고요.”

‘미추리 8-1000’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한 그는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내려놓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제가 팬덤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대중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죠. 향미 역할을 하면서 준비하던 음반을 접어서 아쉽긴 하지만 언젠가 또 가수로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배우로서는 이제 막 시작인 것 같아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보려고요. 액션도 좋고, 악역도 좋고. 안 해본 역할이 더 많으니까요.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던 제가 가수 활동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노력으로 안 되는 건 없다는 거예요.”

민경원 기자 [email protected]

‘동백꽃 필 무렵’은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

큰사진보기 ▲ KBS2 수목드라마 의 한 장면 ⓒ KBS2

큰사진보기 ▲ KBS2 수목드라마 의 한 장면 ⓒ KBS2

“근데 사람들은요, 매일 나보고 가던 길 가보래요. 다들 나는 열외라고 생각하나봐.”

큰사진보기 ▲ KBS2 수목드라마 의 한 장면 ⓒ KBS2

게르마늄 팔찌를 차고 죽음을 맞이한 건 주인공인 동백이 아닌 향미였다.드라마 시작부터 게르마늄 팔찌를 찬 여자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장면이 반복해서 등장했었다. 팔찌의 주인은 주인공 동백(공효진)이었기에 보는 이들은 이 혹여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할까 걱정했다.그렇기에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의 가족이나, 주요인물도, 마냥 선한 인물도 아닌 향미(손담비)가 동백이 대신 죽음을 맞이한 것을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안도를 했다. 아마도 드라마를 본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이 속으로 안도를 했거나, 슬퍼했더라도 동백의 죽음만큼 슬퍼하진 않았으리라.나도 모르게 동백이 운영하는 가게인 까멜리아의 직원 향미는 죽는 것이 가장 이상하지 않을 법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가족도 거처도 없는 여성이고, 남자 문제와 돈 문제로 여기저기 원한을 많이 샀고, 사소한 도벽도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죽음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에 결격사유가 되지 않으니까.이 드라마에서는 동백이도 사회의 가장 언저리에 존재하는 소외된 인물 중 하나인 고아에, 비혼모로 등장하지만 그보다 더 언저리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향미다.향미는 창문도 없는 유흥업소 ‘물망초’에서 나고 자라 손가락질을 받으며 컸다. 그는 중졸의 학력으로 동생이라도 그럴싸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어 유흥업소를 전전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향미는 ‘저급의’, ‘의식조차 안 되는 하찮은 인간’이다.강종렬(김지석)의 부인 제시카는 자신을 협박하는 향미를 ‘저급’한 여자라고 대놓고 무시하고, 규태(오정세)의 부인은 남편의 바람 행적을 쫓다 모텔에서 향미를 마주쳤음에도 그를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향미를 본 적이 있었음에도 애초에 의식조차 하지 않았다. 가던 길 가보라는 규태의 부인에게 향미는 이렇게 말한다.’열외’. 이것은 향미의 드라마 속 위치이자, 사회 속 향미들의 위치는 아닐까. 분명 존재함에도 존재하지 않는 존재, 버려진 낙오자, 죽음을 맞이해도 이상하지 않은 존재…그렇다면 그 위치는 향미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인가. 그리고 그런 향미는 정말로 ‘죽어도 되는’, ‘죽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사람인가.향미는 학교에서 도둑으로 몰리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학교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로 손가락질 받으며 자랐다. 부모를 선택하고 태어난 것도 아닌데, ‘물망초’라는 사회의 낙인은 그녀의 일생을 지배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해 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우리는 사회가 만들어낸 열외자의 고통과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주목하지 않으면서, 열외 되어 사회의 이상적인 형태에 금이 가게 만드는 이들의 존재에는 불쾌한 감정을 갖는다. 손가락질하고, 혐오할 뿐, 그들을 낙인찍고 열외자로 만드는 사회의 단면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려 하지 않는다. 이게 더 쉬운 방법이니까.그리하여 순간적으로 향미의 죽음에 안도를 느꼈다는 사실이 슬퍼진다. 동백이 죽지 않았으니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해피엔딩일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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