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구절 | 짧지만 감동적인 시 모음 288 개의 가장 정확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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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감동적인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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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정원 – 내가 좋아하는 시 구절 모음

내가 좋아하는 시 구절 모음. tory | 02-08 | 조회 수 15177. 내려놓으면 된다. 구태여 네 마음을 괴롭히지 말거라. 부는 바람이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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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dmitory.com

Date Published: 6/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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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캘리그라피에 좋은 시 구절 – 네이버 블로그

<짧은 시 모음 > 캘리그라피 쓰기 좋은 시 구절. ​. ​. ​. 창의톡톡 남정림. 많아서 가끔 혼자서 연습을 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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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4/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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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 구절 & 글귀 모음 (스압 有) – Daum 블로그

안티가 빛나는 밤에 (연이말2)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이 곳은 무조건적으로 연예인을 비난하는 곳이 아닌 올바른 비판을 지향하는 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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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blog.daum.net

Date Published: 7/2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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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시 • 구절들 2 – 네이트판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 이 시는 영원히 숨 쉬며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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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pann.nate.com

Date Published: 6/2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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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구절 모음] 흐리게 아린 문장들 – 내가 사랑하는 것들

[시 구절 모음] 흐리게 아린 문장들 · 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_전윤호, 수몰지구 · 그 사막에서 그는 ·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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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5/1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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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되는, 힘이 되는, 감동적인 좋은 시, 짧은 시 모음(위로와 …

… 힘이 되는, 감동적인 좋은 시, 짧은 시 모음(위로와 격려의 시, 장석주 대추 한 알, 나태주 혼자서, 안소연 나선형의 시간, 위로 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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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1/2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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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글귀공유 Instagram posts (photos and videos) – Picu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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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7/2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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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를 위한 , 그리고 에리들을 위한 시 구절 모음 – 인스티즈

사실 나 다이어리에 쓰려고 쓴 글 (?). 짧은 시 구절이지만 그 짧은 한 구절이 에리들에게 편안한 밤을 안겨줄 수 있기를. 카톡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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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instiz.net

Date Published: 11/2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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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감동적인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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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짧은 시 구절

  • Author: 연세유라인치과의원
  • Views: 조회수 45,95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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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18. 6. 19.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RzWbDmqIlMg

“감성 터진다” 가슴을 울리는 인생 시 구절 30개

가슴을 울리는 인생 시 구절을 소개한다.

이하 셔터스톡

1. 천양희, 밥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2. 정호승, 여행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3. 박준, 낙서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놓았습니다

4. 이훤, 그대도 오늘

무한히 낙담하고

자책하는 그대여

끝없이 자신의 쓸모를

의구하는 영혼이여

고갤 들어라

그대도 오늘 누군가에게 위로였다

5. 정호승, 영등포가 있는 골목

마음에 꽂힌 칼 한자루보다

마음에 꽂힌 꽃 한송이가 더 아파서 잠이 오지 않는다

6. 박연준, 캐러맬의 말

멀리서 미소 지으며 천천히 걸어오는

이별이라는 아침

우리는 밤에 돋아난 햇살

밤이 앓는 몽유병이야

천천히,

곡선으로 잊혀지겠지

7. 이은규, 벚꽃의 점괘를 받아적다

봄은 파열음이다

그러니 당신, 오늘의 봄밤

꽃잎의 파열음에 귀가 녹아 좋은 곳 가겠다

생을 저당 잡히고도 점괘를 받는 일이 잦을 당신이겠다

8. 장승리, 체온

당신의 손을 잡는 순간

시간은 체온 같았다

오른손과 왼손의 온도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을 놓았다

가장 잘한 일과

가장 후회되는 일은

다르지 않았다

9. 도종환, 바람이 오면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10. 박준, 문병

당신의 눈빛은

나를 잘 헐게 만든다

아무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

11. 윤보영, 사랑의 깊이

사랑의 깊이가 궁금해

마음에 돌을 던진 적이 있지요

지금도 그대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뛰는 걸 보니,

그 돌, 아직도

내려가고 있나 봅니다.

12. 이이체, 한량들

우리는 늘 다쳤다.

어디에도 눕지 않은 채로 상처를 안고

흐느낄 수 있었다.

식욕도 느껴지지 않게 하는,

진흙탕 속 엉망진창의 엉터리 기억들.

세상 모든 파편들을 풍경으로 얻어가도 행복할 수 없었다.

행복해라.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13. 이제니, 발 없는 새

청춘은 다 고아지. 새벽이슬을 맞고 허공에 얼굴을 묻을 때 바람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지. 이제 우리 어디로 갈까. 이제 우리 무엇을 할까. 어디든 어디든 무엇이든 무엇이든. 도착하지 않은 바람처럼 떠돌아다니지.

14. 유희경, 불면

그곳엔 벚꽃이 하도 핀다고 삼사월 밤이면 꿈을 꾸느라 앓고 앓아 두 눈이 닳을 지경이라고 당신이 그랬다 경청하는 두 귓속으로 바람이 일고 손이 손을 만났다 남은 기척 모두 곁에 두고 싶었던 까닭에 나는 애를 써도 잠이 들지 못했다

15. 조정권, 목숨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틈에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

이 세상 여자면 누구나 바라는 아주 평범한 일

아무것도 원하지는 않으나 다만

보호받으며 살아가는, 그런

눈부신 일이 차례가 올 리 없다고 너는 말했다

16. 심보선, 확률적인, 너무나 확률적인

오래된 습관을 반복하듯 나는 창밖의 어둠을 응시한다, 그대는 묻는다, 왜 어둠을 그리도 오래 바라보냐고, 나는 답한다, 그것이 어둠인 줄 몰랐다고

17. 박노해,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아버지, 어머니,

돈이 없어도 당신은 여전히 나의 하늘입니다

당신이 잘못 산 게 아니잖아요

못 배웠어도, 힘이 없어도,

당신은 영원한 나의 하늘입니다

18. 류근,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 찬 목숨 안에서 당신 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버리고 싶은 건가

19. 이성복, 그대 가까이2

자꾸만 발꿈치를 들어 보아도

당신은 보이지 않습니다

때로 기다림이 길어지면

원망하는 생각이 들어요

까마득한 하늘에 새털구름이

떠가고 무슨 노래를 불러

당신의 귓가에 닿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만나지 않았으니

헤어질 리 없고 헤어지지

않았어도 손 잡을 수 없으니

이렇게 기다림이 깊어지면

원망하는 생각이 늘어납니다

20. 김기택, 다리 저는 사람

꼿꼿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춤추는 사람처럼 보였다

한걸음 옮길 때마다

그는 앉았다 일어서듯 다리를 구부렸고

그때마다 윗몸은 반쯤 쓰러졌다 일어났다

그 요란하고 기이한 걸음을

지하철 역사가 적막해지도록 조용하게 걸었다

어깨에 매달린 가방도

함께 소리 죽여 힘차게 흔들렸다

21. 신해욱, 한없이 낮은 옥상

미안해.

손바닥에서 반짝이는 당신.

당신의 눈 속에서 반짝이는 시간을

당신이 아니라

내가 잊을 수가 없었어.

22. 김용택, 젖은 옷은 마르고

하루 종일 너를 생각하지 않고도 해가 졌다

너를 까맣게 잊고도

꽃은 피고 이렇게 날이 저물었구나

23. 곽효환, 그날

그날 텔레비전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24. 서혜진, 너에게

내려 놓으면 된다.

구태여 네 마음을 괴롭히지 말거라

부는 바람이 예뻐

그 눈부심에 웃던 네가 아니었니

받아 들이면 된다.

지는 해를 깨우려 노력하지 말거라

너는 달빛에 더 아름답다.

25. 최영미, 사랑의 시차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었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26. 김병훈, 아름다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사랑은 너를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종교로 만들었고

이별은 너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신으로 만들었다

27. 강효수, 그녀에게

내 나머지 삶이

그대의 삶보다 한참 더 남았어도

나는 지금

그대의 종말과 나의 죽음을 바꾸고 싶다

후회 없겠다

행복하겠다

내 눈물에 침몰하는 내가 싫다

보고 싶다

살고 싶다

28. 김박은경, 당신의 코트 빛으로 얼굴은 물들어 버린 채

당신 생각을 또 했지 당신이 점점 커졌지 방문을 열 수 없었지 팔꿈치가 문에 걸릴까봐 정수리가 전등에 닿을까봐 창을 열 수 없었지 누군가 알아챌까봐 그 틈에 창밖으로 당신 발가락이라도 빠져 나갈까봐 내 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지 당신은 자꾸 커졌지 갑갑하게 숨을 쉬기 시작했지 그만 커지라고 소리쳤지만 당신에게는 들리지 않았지 내 손짓도 보이지 않았지

29. 신철규, 눈물의 중력

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눈물이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를 슬픔이 너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30. 김춘수, 메시지

아우슈비츠,

그 날로부터 아무도 서정시는

쓰지 못하리.

르완다에서는

기린이 수천마리나

더 이상 뻗을 곳이 없어

모가지를 하늘에 묻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시 구절 모음

내려놓으면 된다

구태여 네 마음을 괴롭히지 말거라

부는 바람이 예뻐

그 눈부심에 웃던 네가 아니었니

받아들이면 된다

지는 해를 깨우려 노력하지 말거라

너는 달빛에 더 아름답다

< 너에게 >, 서혜진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최영미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 것

<경계>, 박노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

잠시 훔쳐본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옛날의 불꽃>, 최영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중략)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 김춘수

낡은 연습장을 하나 찢어

‘외로워’, 세 글자 쓰고 나서

한참을 울었다

<외로워>, 서덕준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세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천창호에서>, 나희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사는 법>, 나태주

아버지는 두 마리의 두꺼비를 키우셨다.

해가 말끔하게 떨어진 후에야 퇴근하셨던 아버지는 두꺼비부터 씻겨주고 늦은 식사를 했다. 동물 애호가도 아닌 아버지가 녀석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나는 녀석을 시샘했었다. 한번은 아버지가 녀석을 껴안고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살짝 만져 보았다. 그런데 녀석이 독을 뿜어내는 통에 내 양 눈이 한동안 충혈되어야 했다. 아버지, 저는 두꺼비가 싫어요.

아버지는 이윽고 식구들에게 두꺼비를 보여주는 것조차 꺼리셨다. 칠순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날이 새기 전에 막일판으로 나가셨는데 그때마다 잠들어 있던 녀석을 깨워 자전거 손잡이에 올려놓고 페달을 밟았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아버지는 지난 겨울, 두꺼비집을 지으셨다. 두꺼비와 아버지는 그 집에서 긴 겨울잠에 들어갔다. 봄이 지났으나 잔디만 깨어났다.

내 아버지 양 손엔 우툴두툴한 두꺼비가 살았었다.

<두꺼비>, 박성우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몰랐다.

<갈대>, 신경림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꿈>, 황인숙

낮은 곳에 살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한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낮은 곳으로>, 이정하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해라.

<별빛>, 안도현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 나태주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내고

가장 소중한 것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랜터 윌슨 스미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곱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내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서 한 점 부끄럼 없다

단지 후회를 하자면 그날

그대를 내 손에서 놓아버린 것뿐

어느새 화창하던 그날이 지나고

하늘에선 차디찬 눈이 내려오더라도

그 눈마저 소복소복 따뜻해 보이는 것은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일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 청하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중략)

나의 생에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푸른 밤>, 나희덕

모두가 내 그늘에서 쉬어가길 바랬다

머리 희끗해진 겨울산에서

발 밑을 바라보니

오히려 내가

누군가의 등을 딛고 서있었다.

<정자나무가 되어>, 전숙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귀천>, 천상병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 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여승>, 백석

인생이 추울 때 너를 만나

나를 꽃으로 대해 준 네가 고맙다

<만남 1>, 하금주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 정지용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 속을 걷는 법 1>, 이정하

무한히 낙담하고

자책하는 그대여

끝없이 자신의 쓸모를

자문하는 영혼이여

고갤 들어라

그대도 오늘

누군가에게 위로였다

<그대도 오늘>, 이훤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빚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별은 너에게로>, 박노해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나태주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눈사람 여관>, 이병률

그날, 텔레비전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그날> 곽효환

아버지,

술 한 잔 걸치신 날이면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어머니,

파스 냄새 물씬한 귀갓길에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이 악물고 공부해라

좋은 사무실 취직해라

악착같이 돈 벌어라

악하지도 못한 당신께서

악도 남지 않은 휘청이는 몸으로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울먹이는 밤

내 가슴에 슬픔의 칼이 돋아날 때

나도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요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고

어머니, 당신의 소망은 이미 죽었어요.

아버지, 이제 대학 나와도 내 손으로

당신이 꿈꾸는 밥을 벌 수도 없어요

넌 나처럼 살지 마라, 그래요.

난 절대로 당신처럼 살지는 않을 거예요

자식이 부모조차 존경할 수 없는 세상을

제 새끼에게 나처럼 살지 말라고 말하는 세상을

난 결코 살아남지 않을 거예요

아버지, 당신은 나의 하늘이었어요

당신이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서 떠밀려

어린 내 가슴 바닥에 떨어지던 날

어머니, 내가 딛고 선 발밑도 무너져 버렸어요

그날, 내 가슴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공포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가 새겨지고 말았어요.

세상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그 어디에도 기댈 곳도 없고

돈 없으면 죽는구나

그날 이후 삶이 두려워졌어요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알아요, 난 죽어도 당신처럼 살지는 않을 거예요

제 자식 앞에 스스로 자신을 죽이고

정직하게 땀 흘려온 삶을 내팽개쳐야 하는

이런 세상을 살지 않을 거예요

나는 차라리 죽어 버리거나 죽여 버리겠어요

돈에 미친 세상을, 돈이면 다인 세상을

아버지, 어머니,

돈이 없어도 당신은 여전히 나의 하늘입니다

당신이 잘못 산 게 아니잖아요

못 배웠어도, 힘이 없어도,

당신은 영원히 나의 하늘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다시 한번 예전처럼 말해주세요

나는 없이 살아도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나는 대학 안 나와도 그런 짓 하지 않았다고

어떤 경우에도 아닌 건 아니다

가슴 펴고 살아가라고

다시 한번 예전처럼 말해주세요

누가 뭐라 해도 너답게 살아가라고

너를 망치는 것들과 당당하게 싸워가라고

너는 엄마처럼 아빠처럼 부끄럽지 않게 살으라고

다시 한번 하늘처럼 말해주세요

<넌 나처럼 살지마라>, 박노해

나는 힘들거나 힐링이 필요할 때 시를 읽어..ㅎㅎ

시 읽으면서 위로도 많이 받고 그래서

토리들한테도 꼭 보여주고 싶었어ㅎㅎ

긴 시들 읽어줘서 고마워~

혹시 문제되는 부분 있으면 댓글로 조심스럽게ㅎㅎ 알려줘!^^

안티가 빛나는 밤에 (연이말2)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이 곳은 무조건적으로 연예인을 비난하는 곳이 아닌 올바른 비판을 지향하는 카페입니다.

흘러가는 구름 때문에 우는가?

핏빛처럼 붉은 나뭇잎 때문인가? 그렇지 않으리

언제였던가 한 번은 네가 행복했기 때문이리라

어느 봄날에선가 꿈속에선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어느 봄날에선가 꿈속에선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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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사랑이 끝난 뒤에도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뒤에도 끝난 줄을 모른다

창밖에 내리던 누더기눈도

내리다 지치면 숨을 죽이고

새들도 지치면 돌아갈 줄 아는데

사람들은 누더기가 되어서도 돌아갈 줄 모른다

정호승 /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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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기억으로 짜입은 내 폴리에스테르 옷은

속살에 닿기만 해도 번쩍번쩍 번개치고

뇌성으로 울었다

김길나 / 정전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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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한번

너를 만나러 가마

언젠가 다시 한번

내 몸이 무덤에 닿기 전에.

(이 세계의 어느 낯선 모퉁이에서

네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최승자 / 언젠가 다시 한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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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기형도 / 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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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다 한들 당신이 믿으시겠습니까

내 마음 반의 반만큼이라도

당신이 이해하시겠습니까

밤 새워 그리워한 그 많은 밤

당신이 헤아려 주시겠습니까

당신을 다시 만나고

내 슬픈 세월 넋두리한들

당신이 울어 주시겠습니까

박성빈 / 그만입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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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물소리를 들려 주었고

물소리는 흰새떼를 날려 보냈고

흰새떼는 눈발을 몰고 왔고

눈발은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은 강을 만들었다

너에게 가려고

안도현 /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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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면 꼭 내가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김남조 /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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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울지 마셔요.

어머니는 좋은 낙엽이었습니다

문정희 /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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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습니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내걸었습니다

처음과 끝

가고 싶었습니다

맨발로

문정희 / 목숨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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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같이 걸었다

감태준 /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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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봄에는

별이 오지 않아도 좋고

너의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지지 않아도 좋다

푸른 하늘이 아니라도 좋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어둠이 내리고 별이 반짝여도

네가 날아가야 할

가을 하늘이 아니라도 좋다

정호승 / 너의 날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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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정호승 / 너에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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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하고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이 말만은 꼭 하고 싶었습니다

정호승 / 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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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정하 /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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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내려놓아라

무겁지 않느냐

눈물을 내려놓아라

마르지 않았느냐

정호승 / 외나무다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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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다에 가서 물었다

근심없이 사는 삶도 이 세상에 있느냐고.

봄바다가 언덕에 패랭이 꽃을 내밀며 대답했다

닿을 수 없는 곳에 닿고싶어 하는 마음이 근심이 된다고…

이기철 / 봄바다에 가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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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서 홀로 환하게 빛나는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

아니 너다

곽효환 / 얼음새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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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상 / 이런 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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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도 세월을 살아가는 한 방황자인걸

내 슬픔 속에서 알았다.

스스로 와 부딪치는 삶의 무게에

그렇게 고통스러워한 줄도 모른 채

나는 그대를 무지개로 그려 두었다.

서정윤 / 사랑한다는 말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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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나 때문에 슬퍼한다

모래사막에 나를 그려놓고 나서

자신이 그린 것이 물고기였음을 기억한다

사막을 지나는 바람을 불러다

그는 나를 지워준다

그는 정말로 낙관주의자다

내가 바다로 갔다고 믿는다

진은영 / 멜랑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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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계절이 잠시 다녀갔다 반어법처럼 고요하다 손바닥이 젖은 이번 生은

서안나 / 당신이라는 시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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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번 生은 베렸어

다음 세상에선 이렇게 살지 않겠어

이 다음 세상에선 우리 만나지 말자

황지우 / 거울에 비친 괘종시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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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올해도 봄눈으로 내리는

나의 사람아

정호승 / 봄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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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은 영원히 맞지 않는다. 그 편이 좋다.

둘이서 운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둘이 함께 웃는다면 모를까

요시모토 바나나 / 하치의 마지막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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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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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스러지는데 당신은 웃는군요

신경숙 / 깊은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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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하나님이 만든 의도대로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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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으나, 그런 식이었다.

예기치 않을 때, 불현듯 모습이 떠올라 가슴을 뒤흔든다.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요시모토 바나나 / 밤과 밤의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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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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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을 허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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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신경숙 / 기차는 일곱시에 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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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쓰고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나태주 / 대숲아래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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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통과하지 않고는 새벽에 이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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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겪어봐야 아는 게 아니라 당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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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망치면, 내일은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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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다 타버릴 듯 뜨거울지라도 담고 싶은 태양이 있다면 죽어도 놓지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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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느닷없는 방문객같은 것이다.

몸속에 아무렇게나 구겨져 있다가 어느 순간 돌연 현실을 노크해와서 고함을 지르게 하는 것이다.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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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원하는 게 내가 아니라는 걸 아니까 돌아서야 한다

내가 그가 아니면 안되듯이, 그는 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가 택한 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니까

조진국 /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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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기다려보았는가.

얼마만큼 기다렸는가. 그는 왔는데 나는 기다림을 접은 다음이었는가.

이병률 / 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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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렇게 금방 스쳐가는 사람이였을지라도..

그냥 그렇게 금방 잊어버릴 사람이였을지라도..

그냥 그렇게 금방 식어버릴 사랑이였을지라도..

그래도 나란 사람 당신을 사랑했었다.. 고 속으로만 말을 움켜쥔다.

송치희 / 그냥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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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놔줘야 그 자리에 미래가 오는거야

검사 프린세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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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피해자처럼 행동하거나 필요 이상의 기도와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피해를 입었다는 감정은 병을 덧나게 할 뿐이다.

캐롤라인 미스 / 영혼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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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황석영 / 바리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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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행여 나에게 미안해하지 말아라

비록 너는 나에게 사랑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너는 아직 나에게 아픔은 줄 수 있지 않은가

그것으로 충분하다

김종원 / 헤어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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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만 둔다고 하는 순간부터

멀어져도, 헤어져도,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사랑이질 않은가.

사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병률 / 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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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친다는 게 뭐지?

아마 내가 너의 가슴 속에 맺히고 싶다는 뜻일 거야.

무엇으로 맺힌다는 거지?

흔적… 지워지지 않는 흔적

안도현 / 연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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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힘내요” 하고 말할 때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힘내요”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힘을 내야할지 알 수가 없다.

힘을 낼 방법이 없어 슬퍼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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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처가 아물고 단 하나의 흉터가 남는다면

그건 바로 너일텐데 그래도 나는 괜찮다

흉터는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니까

나쁜남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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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시간이 지나고 내가 여전히 당신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던 나는…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것일까.

공병각 / 전할 수 없는 이야기 中

안녕하세욤!!!!!!!!!!!!!!!

여기저기서 주워온 글귀들과 시 구절들이에욤….

글귀들은 대부분 출처들을 알수업넹효

원래는 에세이집 새로 읽고…

감명받은 글귀들 올리려고 했는뎅 읽은 것들이 딱히 와닿지 않아성………..

뭐랄까 제가 차인 상처에서 아직 극복을 못해서

좀 그런 쪽 글들이 많네요

아핳하핳핳핳ㅎㅋㅋㅋㅋㅋㅋㅋㅋ하핰ㅋㅋㅋㅋ

아무튼 차이고 한창 미친듯이 슬플 때 보다가

질질 짰던 ㅠ^ㅠ 것들 위주로 가꼬와봤어요…..르를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저같은 분들은 모두..정말 시간이 약입니답

다음에 또 올게욥ㅋㅋㅋㅋㅋ

출처 : …안방 TV가 빛나는 밤에…

글쓴이 : 이스만 원글보기 : 이스만

메모 :

내가 좋아하는 시 • 구절들 2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낮은 곳으로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도종환, 라일락꽃 중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꽃

아직 작은 씨앗이기에

그리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박치성, 봄이에게 중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 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허연, 칠월

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곁에는 끝없는 파도가 찰랑이고

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들을 보아라

홀로 떠 있지도 못하는 것들

저토록 하염없이 헤매고 있지 않느냐

바람 부는 대로 파도치는 대로

그 자리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것들은

저토록 소리치며 낡아가고 있지 않느냐

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너는 이미 은하의 한 조각이 아니더냐

/홍영철, 외딴 섬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 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기형도, 오래된 서적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기형도, 빈집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박노해, 별은 너에게로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

/정호승, 부치지 않은 편지 중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중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제가 당신을 여름날에 비유해도 될까요?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당신은 그보다 더 사랑스럽고 온화해요

Rough winds do shake darling buds of May,

거센 바람은 오월의 사랑스러운 꽃봉오리를 흔들고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우리에게 허락된 여름날은 너무나 짧아요

Sometimes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천국의 눈은 때때로 너무 뜨겁게 빛나고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ed:

종종 그의 황금빛 안색이 흐릿해지기도 해요

And every fair from fair sometimes declines.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저물기 마련이에요

By chance or nature’s changing course untrimmed;

우연에 의해서든 자연의 변화하는 섭리에 따라서든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그러나 그대의 영원한 여름은 희미해지지 않아요

Nor lose possession of that fair thou ow’st

그대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또한 사라지지 않아요

Nor death brag thou wander’st in his shade,

죽음의 그림자도 당신 앞에선 당당할 수 없을 거예요

When in eternal lines to time thou grow’st

불멸의 시구 형태로 시간 속에서 자라날 테니까요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한, 두 눈이 볼 수 있는 한,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이 시는 영원히 숨 쉬며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니

/셰익스피어, 소네트 18번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여기 하늘엔 네가 어릴 때 바닷가에서 주웠던

소라 껍데기가 떠 있어.

거기선 네가 좋아하는 슬픈 노래가

먹치마처럼 밤 푸른빛으로 너울대.

그리고 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마다 너를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너를 기다린다고, 네가 그립다고,

누군가는 너를 다정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너를 매정하다고 해.

날마다 하늘 해안 저편엔 콜라병에 담긴

너를 향한 음성 메일들이 밀려와.

여기 하늘엔 스크랩된 네 사진도 있는걸.

너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어.

그런데 누가 넌지 모르겠어. 누가 너니?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려다 지운 메일들이

오로라를 타고 이곳 하늘을 지나가.

누군가 열없이 너에게 고백하던 날이 지나가.

너의 포옹이 지나가.

겁이 난다는 너의 말이 지나가.

너의 사진이 지나가.

너는 파티용 동물 모자를 쓰고 눈물을 씻고 있더라.

눈 밑이 검어져서는 야윈 그늘로 웃고 있더라.

네 웃음에 나는 부레를 잃은 인어처럼 숨 막혀.

이제 네가 누군지 알겠어.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울음 자국들이 오로라로 빛나는,

바보야,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장이지,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그 모든 밤, 슬픈 밤들,

이야기 나눌 사람 하나 없을 때

창백한 달의 섬광만이 나와 함께 있어줄 때

나는 그 지친 눈을 한 너를 갈망한다.

하지만 아침이 깨어나고, 네가 아직 오지 않았을 때, 나는 이 밤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란다.

어두운 밤이어야만 내 불운한 마음이

거짓으로나마 편해질 수 있으니.

/알로이스 그라드니크, 밤과 밤

우리는 타인을 할퀴던 두 손으로

자신의 이마에 길고 흰 사랑을 기록한다

/박서영, 삵 중

내 사랑은 소나기였으나

당신의 사랑은 가랑비였습니다

내 사랑은 폭풍이었으나

당신의 사랑은 산들바람이었습니다

그땐 몰랐었지요

한때의 소나긴 피하면 되나

가랑비는 피할 수 없음을

한때의 폭풍 비야 비켜가면 그뿐

산들바람은 비켜갈 수 없음을

/이정하, 사랑의 우화

네가 하늘만큼 나를 보고 싶어할 때

나는 바다만큼 너를 향해 출렁이는 그리움을

한 편의 시로 엮어 보내면

/이해인, 친구에게 중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홀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고재종, 첫사랑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 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신달자, 너의 이름을 부르면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멀리서 빈다

헤아릴 수 없이 넓은 공간과 셀 수 없이 긴 시간 속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과 찰나의 순간을 그대와 함께 보낼 수 있음은 내게 큰 기쁨이었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중

저번 글 댓글에 좋은 시 추천해줘서 고마워 그것도 본문에 넣었어!! 참고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는 기형도 시인의 오래된 서적이야

[시 구절 모음] 흐리게 아린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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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치는 것은 봄으로 온다

너는 그렇게만 알아라 _이병률, 음력 삼월의 눈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_황인숙, 꿈

네가 어디서 몇 만번의 생을 살았든

어디서 왔는지도 묻지 않을게 _신지혜, 천년동안 고백하다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_정희성, 숲

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_전윤호, 수몰지구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_오르텅스 블루, 사막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메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_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사람이 새와 함께 하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었다’ _박준,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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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되는, 힘이 되는, 감동적인 좋은 시, 짧은 시 모음(위로와 격려의 시, 장석주 대추 한 알, 나태주 혼자서, 안소연 나선형의 시간, 위로 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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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 장석주, 《대추 한 알》, 전문

💬 장석주는 시인, 산책자 겸 문장 노동자. 서재와 정원과 여행을 좋아한다. 지금은 전업 작가로 파주에 살며 책을 쓰거나 강연에 나서고 있다. 1955년 1월 8일(음력), 충남 논산에서 출생하였다. 나이 스무 살이던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시가 당선하고, 스물 넷이 되던 1979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시와 문학평론이 입상하면서 등단 절차를 마친다. ‘고려원’ 편집장을 거쳐 ‘청하’출판사를 직접 경영하는 동안 15년간을 출판 편집발행인으로 일한다.

동덕여대, 경희사이버대학교, 명지전문대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3년여 동안 [문화사랑방], [행복한 문학] 등의 진행자로도 활동한다. 2000년 여름에 서른여섯 해 동안의 서울생활을 접고 경기도 안성의 한적한 시골에 집을 짓고 전업작가의 삶을 꾸리고 있다.

저서로는 『몽해항로』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일요일과 나쁜 날씨』, 『행복은 누추하고 불행은 찬란하다』,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이상과 모던뽀이들』,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일요일의 인문학』,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고독의 권유』, 『철학자의 사물들』,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시간의 호젓한 만에서』,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공저) 등이 있다. 애지문학상, 질마재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출처 : [yes 24], 작가 소개, 장석주 중에서

대추가 영글어가려면 아직도 먼, 아직 삼복도 지나지 않은 계절이라 조금 민망하기는 하지만, 이 시 《대추 한 알》이 단순히 보이는 그대로의 대추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아실 것이다.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2년 여만에 조금씩 일상이 회복되어 간다고 하는 요즘에 돌이켜 보았을 때, 마치 너무도 갑작스럽게 내 인생에서 2년 남짓한 시간이 통째로 사라진 것만 같은 – 느닷없이 타임 슬립이라도 한 것만 같은 – 느낌이다.

통째로 없어진 것만 같은 시간과 기억. 어쩌면 나도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팬데믹을 온몸으로 받고 수입이 곤두박질 치거나, 갑자기 일이 뚝 끊기는 등,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스런 장면들을 무의식의 저편으로 저장해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몇 달간은 정말, 물고기처럼 가끔 입만 뻐끔뻐금, 그렇게 망연자실하며 흘려 보낸 것 같다. 서로를 위로하며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필사적으로 발을 동동 굴려도 보았다. 분노와 원망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꿀꺽, 삼키기도 했다.

그 때 읽었던 시 중 하나가 바로 장석주의 《대추 한 알》이었다. 농가에서 자랐거나 농사일을 경험해 보신 분이라면, 자연의 이치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아실 것이다. 아무런 수고로움도 없이 자라는 농작물은 단 한 개도 없다.

대추 한 알조차도 태풍, 천둥, 벼락, 무서리, 땡볕 등을 다 거쳐야 비로소 익는다. 하물며 사람의 일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물론 누군가는 고향 생각, 또 누군가는 좋아하는 대추 생각 등등,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감상은 다르겠으나, 나는 이것을 고통없는 성장은 없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다시 말해, 나는 이 시를 통해 내가 느끼는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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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가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 나태주, 《혼자서》,전문

본문 중 ‘의초롭다’의 뜻은 ‘화목하여 우애가 두텁다(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즉 사이가 좋다, 의좋다 정도의 뜻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날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만 같은 때가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철저하게 혼자가 되었다고 느끼는 고립감을 가장 두려워 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만 이룩할 수 있는 어떤 것도 많고,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상호 간의 의가 더 두터워지는 일도 많으며, 철저한 경쟁 속에서 승리하였을 때의 성취감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반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관계는 피상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많으며, 문화적인 특성상 집단에 소속되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문득, 있는 그대로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나는 너무도 보잘 것 없고 평범하다 못해 시시하게 느껴지는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도 고통도 의초로움도, 내가 나로써 존재함으로 느껴지는 것이고, 보이는 것이다.

종종 외롭고 힘들지만, 종종 불완전하고 서툴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써 참 아름답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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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형의 시간

지나가 버린 시간은

이제 나의 시간이 아니다

흘러나오는 눈물을 언제든지

그대로 흘려보내고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도

스스로 버텨내야 하고

이해할 수 없는 물음도

이유를 떨쳐버려야 한다

머무르는 밤으로 채워가는 것이 아닌

머무름을 밀어내는 밤으로 보내야 함을

지나가는 시간에 숨을 불어넣지 않고

다가오는 시간에 익숙해져야 한다

– 안소연, 《나선형의 시간》, 전문

💬 작가 안소연은 ‘문학 고을’ ‘문학의 봄’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너에게 집중할 시간》, 《계절이 지나갈 때》, 《시간의 언덕을 넘어》 등이 있다.

내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더 이상 내 돈이 아니듯, 지나가 버린 시간은 이제 나의 시간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다시 그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도, 어떤 장면 중 하나를 수정할 수도, 리셋하고 재시작을 할 수도 없다.

얼마든지 애달프고, 후회되고, 아파할 수 있지만, 눈물의 강에 잠겨서 함께 흘러가서는 안 된다. 나에게는 다가오는 시간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나간 시간에만 사로잡혀, 다가오는 시간까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옳은 판단만 내리는 것은 아니듯,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무엇인가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없듯, 회한에 몸부림친다고 해서 그것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적당히 슬퍼하고 적당히 괴로워하고 적당히 후회한다는 것의 ‘적당히’가 도대체 얼마만큼인가 하는 것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했든 그렇지 못했든 간에 언제까지나 과거에 사로잡혀 있으면,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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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를 위한 , 그리고 에리들을 위한 시 구절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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