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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중독을 치료하는 다섯 단계 – 정신의학신문

초조해지며 불안해서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고, 관성이 생긴 뇌는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오직 주식과 도박 등 중독 행위만을 상상하고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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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psychiatricnews.net

Date Published: 10/1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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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런 증상이라면 ‘주식 중독’ 의심해야…자가테스트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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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11/1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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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9/2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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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전 재산 잃고 대출 올인한 '주식 중독' 정신과 의사👨‍⚕️?! [실연박물관] | KBS Joy 210630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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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주식 중독 치료

  • Author: KBS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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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21. 7. 7.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4XGmitTjdi4

주식 중독을 치료하는 다섯 단계

[정신의학신문 : 구로 연세 봄 정신과, 박종석 전문의]

도박을 다룬 영화나 만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사가 있다. “도박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야. 타짜가 되거나 재벌이 되거나.” 타짜가 되면 도박이 아니라 직업이 되고, 재벌이 되면 돈을 웬만큼 잃는다고 해도 불행해질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을 주식에 적용하면 어떨까?

고수가 되거나 재벌이 될 수 있을까? 초보인 우리들에겐 둘 다 어렵고 요원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중독 치료의 기본 원리는 내성과 금단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다.

내성이란 동일한 물질 혹은 행위 자극으로 얻을 수 있는 쾌감이 점점 줄어들어서 더 크고 강렬한 자극을 원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처음엔 소주 한잔만 먹어도 알딸딸하던 것이, 반 병, 한 병으로 늘어나 이제는 소주 두 병을 먹어도 예전만큼 취하거나 흥분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사진_freepik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때 정신과에서는 오피오이드 차단제라고 하는 항갈망제를 써서 인위적으로 술에 대한 생각을 차단하기도 하는데, 도박 중독이나 주식 중독을 치료할 때도 이 약물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억지로 못 하게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약물로 인한 중독의 차단은 우리 뇌가 간절히 갈구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마취시켜놓는 것에 불과한 것이기에, 효과의 유통기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린아이에게 게임을 못 하도록 혼낸다거나, 인터넷을 끊어버린다고 해도, 아이는 결국 어떻게 해서든지 몰래 방법을 찾고야 만다.

이것은 금단 증상 때문인데, 술, 담배, 게임, 도박, 주식 등 어떤 물질이나 행위에 중독되었다가 그것을 갑자기 끊었을 때 우리 몸이 그 물질이나 행위가 주는 쾌감과 도파민을 기대하며 부작용이 나타난다. 초조해지며 불안해서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고, 관성이 생긴 뇌는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오직 주식과 도박 등 중독 행위만을 상상하고 기대한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식은땀이 나는 등의 자율신경계 증상도 생기고, 금단증상이 지속될 경우 불면증이나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유발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이런 내성과 금단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단계] 주식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취미나 중독을 찾아보자.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자극으로부터 철저히 멀어져야 하는데, 그 갈망을 해결할 수 있는 대체재를 찾아야 한다. 주식투자가 우리에게 주는 쾌감이란 결국 일을 하지 않고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과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나오는 도파민 덕분이다.

주식에서 게임이나 쇼핑, 운동처럼 덜 위험한 것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종목을 바꿈으로써 비슷한 쾌감을 얻게 만드는 방법으로, 뇌를 속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안들이 주식처럼 빠르고 강한 쾌감을 지속적으로 줄 수 없다는 점이다. 섹스나 도박이 그나마 주식에 비견될 만한 도파민을 분출시키는데, 이것에 탐닉하다보면 주식보다 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한 합의점으로 비교적 위험하지 않은 여러 개의 중독 행위를 한꺼번에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떡볶이 같은 자극적인 야식을 먹거나 게임, 만화, 인터넷 쇼핑을 해보자. 운동에 깊이 빠져보는 것도 좋다. 물론 각각의 중독에는 유통기한, 시간적, 경제적, 체력적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음식 중독과 운동 중독처럼 서로의 상관관계가 모순되는 경우도 있어 갈등을 빚기도 한다. 따라서 주식 중독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중독을 모두 시도해본 뒤에도 주식 생각을 떨칠 수 없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2단계] 전치, 간접 경험으로 중독을 참아보자.

도박 중독 클리닉의 정식 치료 과정 중에 환자의 갈망감과 치료 단계를 확인하고자 도박 영화를 틀어줄 때가 있다. 〈타짜〉나 〈라운더스〉 같은 영화를 감상한 뒤, “다시 도박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진 않았느냐?” “충동의 강도가 예전과 얼마나 달라졌느냐?” 등을 묻는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아직 치료 초기 상태의 이들은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다시 자극과 흥분을 느끼지만 치료의 중기에 접어든 사람들은 이 영화를 객관적으로 인식한다. 즉 타짜를 보면서도 조승우의 멋있음, 화끈함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저 놈 봐라? 도박하니 저렇게 쫓겨 다니고 칼도 맞고 결국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중독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으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경험이 축적되면 인지적 오류나 왜곡을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주식이나 도박을 다루는 영화, 드라마, 만화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 주식을 하고 싶은 마음, 충동을 다스려보자. 중요한 것은 이 방법은 초기에는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1단계를 충분히 진행하고 나서 시도해야 한다.

사진_freepik

[3단계] 솔직하게 100% 오픈해보자.

1단계가 회피, 2단계가 점진적 노출이나 탈감각의 단계라고 한다면, 3단계는 나와 솔직히 마주하는 시간, 직면의 과정이다. 주식으로 손실을 본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실수와 손실액에 대해서 숨기거나 최소한으로 줄여서 말하는 버릇이 있다. 수치심과 자책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 방어기전이 발동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습관이 현실과 동떨어지게 만들고 스스로를 속인다는 데 있다. 중독의 가장 큰 적은 자기합리화다. 따라서 현재 얼마나 손실을 봤는지, 대출은 얼마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친구, 가족 혹은 상담사에게 100%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부끄러운 자신과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많은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다. 사람은 아무리 솔직하고자 해도 정말 부끄러운 한두 가지는 숨기고픈 욕구가 있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직면은 처음 한 번이 가장 어렵지 그 뒤부터는 훨씬 수월하다. 자신의 문제점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은 자존감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는 증거다. 거울 앞에서 부끄러운 과거와 솔직히 마주한 순간에야 비로소 타인의 의견과 조언이 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4단계] ‘다시는 주식 안 해!’가 아니라 ‘오늘 하루만 어떻게든 참아보자!’

장기 계획이 아니라 단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시 주식하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손목을 걸겠다는 허황된 다짐이 아니라, 이 악물고 오늘 하루만 버텨보는 것이다. 사람의 인내심은 그리 지속적이지 않다. 하물며 중독상태에서는 절제와 인내력을 유지하기가 몇십 배로 힘이 든다. 1년 혹은 6개월간 주식을 끊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면 우리의 뇌는 시작부터 지치고 초조해진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의구심이 인내심을 흔들어대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단기 목표로 하루하루 버티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작은 목표지만 이를 성공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내일을 또 버티게 해준다. 오늘은 어제보다 쉽고, 내일은 훨씬 더 수월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습관과 루틴의 마법이며 중독을 치료하는 동력이다.

[5단계] 1~4단계를 반복한다. 될 때까지 계속.

수많은 좌절과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1단계로 돌아가 반복한다. 100번을 실패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 중독 치료는 100번 실패해도, 마지막 1번, 그 한 번만 성공하면 이기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라면 ‘주식 중독’ 의심해야…자가테스트

■ 진행 : 강진원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박종석 / 정신과 전문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 지금 사실 주식 중독이라는 게 막연한 개념이다 보니까 국내에는 이걸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통계 같은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나름대로 자기 테스트 관련한 정리를 하신 것 같던데 그래픽을 띄워주시겠습니까? 한번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주식 중독 자가테스트

1. 주식투자로 근무태도를 지적받은 적 있다.

2. 주식 때문에 가족과 다툰 적이 있다.

3. 투자 후 변명이나 거짓말이 늘었다.

4. 손실금 본전에 집착한다.

5. 투자 목적으로 돈을 빌린 적 있다.

6. 선물옵션, 2배 이상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 중이다.

7. 꼭 필요한 돈을 주식에 투자한다.

8. 단타 매매, 고위험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

9. 급등주 검색 프로그램을 쓴다.

10. 주식을 위해 신용·미수 거래를 쓴 적이 있다.

11. 투자 시작 후 불면증, 불안증세가 생겼다.

12. 업무시간에도 주식 창을 반복 확인한다.

13. 주식 프로그램을 지우고 하루 만에 다시 설치한다.

14. 월요일 장이 불안해 주말에도 마음이 불편하다.

3개 이하 : 정상

4∼7개 : 고위험군

8∼10개 : 주식 중독

11개 이상 : 심각한 주식 중독

◆ 박종석 : 제가 아직 세계적으로 주식 중독에 대한 진단 기준이 없어요. 그런데 행위 중독에 대한 진단 기준은 있기 때문에 그걸 레퍼런스로 제가 처음으로 만든 겁니다. 그래서 이런 주식 중독에 대한 14가지 기준을 만들었는데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스마트폰만 쳐다본다든지 가족에게, 친구들에게 자꾸 거짓말을 한다. 아니면 무리하게 올인 투자를 한다거나 아니면 레버리지나 꼭 필요한 돈을 주식에 올인하고 있거나 계속 본전에 집착하는 사람들. 이 14가지 기준에 3개 이상만 해당돼도 고위험군에 해당된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앵커 : 선생님, 본전 얘기를 하셔서 말씀인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주가가 계속 떨어지다 보면 기존에 샀던 주식보다 주식이 더 떨어지면 평단화시킨다고 하잖아요. 더 사서 평단 맞춘다, 평단 맞춘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 하던데 이런 것에 계속 집착하다 보면 결국은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으니까 차분하게 투자하려고 하는 회사의 실적 등을 면밀히 봐야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 박종석 : 그렇죠. 사람들이, 특히 저도 예전에 그랬지만 초보자들은 공부하지 않고 주식에 달려들어요. 그게 굉장히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으로 투자를 하기 때문인데 철저한 재무제표나 회계에 대한 공부 없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지금 앞서 저희가 선생님께서 마련한 자가테스트 관련된 진단 항목을 쭉 보여드렸는데 그걸 다시 한 번 보여주시겠습니까? 일단 지금 1번부터 14번까지 항목이 있는데 이 중에서 몇 개, 몇 개 나누셨더라고요. 이게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해 주셨는데 다음 그래픽을 보여주시면 이 중에 14개 항목 중에서 11개 이상이 심각한 주식 중독이다, 이렇게 설명해 주셨더라고요. 그 나름의 근거가 있습니까?

◆ 박종석 : 네, 행위 중독과 이게 알코올 중독과 도박 중독과 비교해서 제가 만든 나름의 진단 기준이거든요. 이 14가지 중에 11개 이상이면 아주 심각한 주식 중독이고 지금 당장 상담 치료나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단계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앵커 : 이렇게 8개 이상만 되더라도 중독에 해당되는 건데 이렇게 중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까?

◆ 박종석 : 굉장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욕망을 컨트롤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그리고 최근처럼 이렇게 계속 폭락하는 장에서는 내가 이성적인 생각을 못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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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전 재산 날렸다”…주식중독에서 빠져나온 그 의사의 치유법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서점에 가면 주식으로 돈 버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책들이 넘쳐난다. 주린이도 단숨에 고수가 되는 성공 방식에서 수익률 수천 퍼센트를 자랑하는 성공한 고수들의 투자비법까지 그 내용이 다양하다. 요즘엔 삼프로TV와 같은 주식 관련 유튜브 채널도 너무나 많이 생겼다.

시중에는 주식 성공담과 성공한 고수나 전문가의 투자비법이 넘쳐나지만, 그들의 성공 방식을 아무리 따라 해도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실 더 많다.

우리 주변에는 주식투자 실패로 자책하는 사람, 실패를 반복하고 멘탈이 무너진 사람, 급기야 돈도 몽땅 잃어버린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종일 주식 생각만 하다 직장에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시도 주식에서 눈을 못 떼는 주식 중독자들도 적지 않다.

세상에 주식 성공담은 넘쳐나지만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의 치유서는 전무하다. 인생에서 실패하고 상처받은 사람에게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듯이, 주식투자 실패자에게도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는 치료와 상담이 필요하다.

미국 드라마 ‘빌리언즈'(Billions)를 보면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가 사내 정신과 의사를 두고 소속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상담 받게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월가의 투자가들도 정신과 상담을 받는 마당에 하물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에 따른 고통을 외면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신간 ‘살려주식시오'(2021, 위즈덤하우스)의 저자 박종석 구로 연세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도 과거에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잃고 주식 중독을 심하게 앓았던 정신과 의사다. 도박이나 알코올중독 등 중독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도 주식투자의 실패와 중독 앞에서는 나약하기 짝이 없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다. 주식투자로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진 박 원장의 실패담을 들어보자.

박 원장은 서른 중반인 2011년 12월 당시 전 재산 5000만원과 마이너스 통장으로 빌린 3000만원을 합쳐 총 8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2년도 채 안 돼 8000만원으로 시작한 주식 계좌가 2500만원이 됐고, ‘다시 주식투자를 하면 손목을 자르겠다’는 결심을 한 뒤 모든 주식을 매도하고 주식 계좌를 해지했다. 그리고 한동안 성실한 의사로 돌아가 본업에 열중했다.

그러다 2015년 9월, 자책과 욕망에 이성을 잃고서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모아온 예적금 2억원을 해지하고 은행에서 의사 면허증을 맡기고 마이너스 통장 1억원을 빌려 총 3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주식은 반토막이 나 1억5000만원이 날아갔다. 그래서 월급이 짠 서울의 대학병원을 그만두고 월급을 많이 주는 지방의 한 병원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지방에서 본격적으로 주식 중독자의 삶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병원 일, 환자 상담은 뒷전이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스마트폰을 눈에서 떼지 않았다. 그리고 매달 1000만원씩 10개월간 주식 투자에 더 부었다. 선물옵션, 레버리지, 급등주 따라잡기 등등 안 해본 게 없었다.

2016년 12월 그의 주식 계좌는 8400만원으로 -79% 손실(총 투자액 4억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웠다. 당시 그는 주식에 빠진 의사, 우울증에 걸린 의사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다. 결국 병원에서 해고통지를 받고 잘리는 신세가 됐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후 카카오톡을 탈퇴하고 가족과 친구와의 연락도 모두 차단했다.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월급을 가장 많이 주는 또 다른 지방의 한 병원으로 구직원서를 냈다. 그는 인생의 아무런 희망이나 의욕도 없었다. 이렇게 박 원장은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으로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졌다.

여기까지가 박 원장의 주식투자 실패담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그가 어떻게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는지 들어보자.

박 원장이 주식 실패로 인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주식매매프로그램인 HTS를 삭제한 것이다. 비밀번호를 일부러 다섯 번 틀리고 지점에 가지 않으면 로그인이 안 되게 만들어 버렸다. 네이버 초기 화면에서 코스피 숫자조차 보지 않으려고 인터넷 시작화면을 아예 교보문고 사이트로 바꿨다.

그후 술을 끊는 알코올 중독자처럼 심한 금단 증상에 시달렸고 파란색만 보면 기분이 나빴으며 밤마다 주식이 폭락하는 악몽을 꿨다. 지방에 머무르며 1년간 서울에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 인터넷과 신문을 최대한 멀리했고, 고전 소설을 읽었다.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을 때 비트코인이 얼마나 올랐는지 모를 만큼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끄고 살았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2018년 1월에 주식 계좌를 확인했더니 8400만원이던 주식 계좌는 2억5000만원으로 불어 있었다. 만약 1년을 버티지 않고 중간에 확인했다면 분명 여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정리했을 게 틀림없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투자’라는 격언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박 원장이 그의 저서에서 자신의 부끄러운 주식투자 실패담을 낱낱이 밝힌 이유는 자신처럼 주식투자 실패를 경험한 수많은 주린이와 실패의 고통을 견디고 나아가는 법을 나누기 위해서다. 실패하지 않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실패의 불안과 우울감을 인내하고 나약한 자신을 마주보는 법을 말하기 위해서다.

주식투자를 잘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투자 서적을 읽거나 인기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면 충분하다. 주식 초보인 박 원장에게서 주식투자 성공 방식을 배울 건 없다. 그러나 주식 실패자와 중독자들은 분명 박 원장의 말에서 치유와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박 원장은 “만약 당신이 주식으로 3000만원을 날렸다면 당신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무얼일까?”라고 묻는다. 친구의 위로일까 아니면 격려일까. 박 원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해답은 당신보다 더 많이 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예컨대 1억원을 날린 사람을 보며 ‘나보다 더한 놈이 있구나. 나만 망한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서로의 실패를 공유하면 진정 힘이 되는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박 원장은 말한다. 그가 자신의 부끄러운 실패담을 낱낱이 공개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주식 실패자와 중독자가 더 훌륭한 투자자로 거듭나려면 우선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참고로 박 원장이 지난 2년간 주식 중독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직장인, 주부, 사업가 등 수많은 주식투자 실패자를 만나고 상담 치료를 했는데 이들에게 처음 권하는 처방은 이렇다.

*박종석 원장이 내리는 주식 중독자 치유를 위한 첫 처방

-당장 주식 앱과 프로그램을 삭제한다.

-주식 뉴스를 보지 말고 주식투자하는 지인을 멀리한다.

도박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처럼 주식 중독 역시 일종의 행위 중독에 해당한다. 여러분도 자가진단을 통해서 주식 중독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예컨대 주식 창을 보지 않는 동안 금단 증상이 생기고 불안한지, 원금을 회수하겠다는 강박적인 집착이 있는지 등을 스스로 점검해보면 된다.

주식 중독에 빠진 이들은 대부분 번아웃과 우울증을 함께 겪는다. 현재 자신의 멘탈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투자에 집착하는 인지부조화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행동 조절이 전혀 안 되고 패닉에 빠진다는 점에서 공황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이들은 계속 손실을 보면서도 똑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는 공통점이 관찰된다. 마치 카지노에서 매번 돈을 잃으면서도 도박장에 계속 다니는 사람처럼 말이다.

주식 중독으로 대인관계와 사회적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 예컨대 주식투자로 친구나 가족들과 멀어지고 싸우게 되었거나, 회사에서 지각 결근을 한다거나 업무에 전혀 집중을 못하고 있다면 심리상담사나 정신과로 찾아가 꼭 상담을 받을 것을 박 원장은 권한다. 서점에 가면 주식으로 돈 버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책들이 넘쳐난다. 주린이도 단숨에 고수가 되는 성공 방식에서 수익률 수천 퍼센트를 자랑하는 성공한 고수들의 투자비법까지 그 내용이 다양하다. 요즘엔 삼프로TV와 같은 주식 관련 유튜브 채널도 너무나 많이 생겼다.시중에는 주식 성공담과 성공한 고수나 전문가의 투자비법이 넘쳐나지만, 그들의 성공 방식을 아무리 따라 해도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실 더 많다.우리 주변에는 주식투자 실패로 자책하는 사람, 실패를 반복하고 멘탈이 무너진 사람, 급기야 돈도 몽땅 잃어버린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종일 주식 생각만 하다 직장에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시도 주식에서 눈을 못 떼는 주식 중독자들도 적지 않다.세상에 주식 성공담은 넘쳐나지만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의 치유서는 전무하다. 인생에서 실패하고 상처받은 사람에게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듯이, 주식투자 실패자에게도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는 치료와 상담이 필요하다.미국 드라마 ‘빌리언즈'(Billions)를 보면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가 사내 정신과 의사를 두고 소속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상담 받게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월가의 투자가들도 정신과 상담을 받는 마당에 하물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에 따른 고통을 외면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신간 ‘살려주식시오'(2021, 위즈덤하우스)의 저자 박종석 구로 연세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도 과거에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잃고 주식 중독을 심하게 앓았던 정신과 의사다. 도박이나 알코올중독 등 중독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도 주식투자의 실패와 중독 앞에서는 나약하기 짝이 없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다. 주식투자로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진 박 원장의 실패담을 들어보자.박 원장은 서른 중반인 2011년 12월 당시 전 재산 5000만원과 마이너스 통장으로 빌린 3000만원을 합쳐 총 8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2년도 채 안 돼 8000만원으로 시작한 주식 계좌가 2500만원이 됐고, ‘다시 주식투자를 하면 손목을 자르겠다’는 결심을 한 뒤 모든 주식을 매도하고 주식 계좌를 해지했다. 그리고 한동안 성실한 의사로 돌아가 본업에 열중했다.그러다 2015년 9월, 자책과 욕망에 이성을 잃고서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모아온 예적금 2억원을 해지하고 은행에서 의사 면허증을 맡기고 마이너스 통장 1억원을 빌려 총 3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그리고 두 달 만에 주식은 반토막이 나 1억5000만원이 날아갔다. 그래서 월급이 짠 서울의 대학병원을 그만두고 월급을 많이 주는 지방의 한 병원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지방에서 본격적으로 주식 중독자의 삶을 시작했다.그때부터 병원 일, 환자 상담은 뒷전이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스마트폰을 눈에서 떼지 않았다. 그리고 매달 1000만원씩 10개월간 주식 투자에 더 부었다. 선물옵션, 레버리지, 급등주 따라잡기 등등 안 해본 게 없었다.2016년 12월 그의 주식 계좌는 8400만원으로 -79% 손실(총 투자액 4억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웠다. 당시 그는 주식에 빠진 의사, 우울증에 걸린 의사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다. 결국 병원에서 해고통지를 받고 잘리는 신세가 됐다.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후 카카오톡을 탈퇴하고 가족과 친구와의 연락도 모두 차단했다.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월급을 가장 많이 주는 또 다른 지방의 한 병원으로 구직원서를 냈다. 그는 인생의 아무런 희망이나 의욕도 없었다. 이렇게 박 원장은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으로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졌다.여기까지가 박 원장의 주식투자 실패담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그가 어떻게 주식투자 실패와 중독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는지 들어보자.박 원장이 주식 실패로 인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주식매매프로그램인 HTS를 삭제한 것이다. 비밀번호를 일부러 다섯 번 틀리고 지점에 가지 않으면 로그인이 안 되게 만들어 버렸다. 네이버 초기 화면에서 코스피 숫자조차 보지 않으려고 인터넷 시작화면을 아예 교보문고 사이트로 바꿨다.그후 술을 끊는 알코올 중독자처럼 심한 금단 증상에 시달렸고 파란색만 보면 기분이 나빴으며 밤마다 주식이 폭락하는 악몽을 꿨다. 지방에 머무르며 1년간 서울에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 인터넷과 신문을 최대한 멀리했고, 고전 소설을 읽었다.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을 때 비트코인이 얼마나 올랐는지 모를 만큼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끄고 살았다.그렇게 1년을 보내고 2018년 1월에 주식 계좌를 확인했더니 8400만원이던 주식 계좌는 2억5000만원으로 불어 있었다. 만약 1년을 버티지 않고 중간에 확인했다면 분명 여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정리했을 게 틀림없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투자’라는 격언을 뼈저리게 실감했다.박 원장이 그의 저서에서 자신의 부끄러운 주식투자 실패담을 낱낱이 밝힌 이유는 자신처럼 주식투자 실패를 경험한 수많은 주린이와 실패의 고통을 견디고 나아가는 법을 나누기 위해서다. 실패하지 않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실패의 불안과 우울감을 인내하고 나약한 자신을 마주보는 법을 말하기 위해서다.주식투자를 잘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투자 서적을 읽거나 인기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면 충분하다. 주식 초보인 박 원장에게서 주식투자 성공 방식을 배울 건 없다. 그러나 주식 실패자와 중독자들은 분명 박 원장의 말에서 치유와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박 원장은 “만약 당신이 주식으로 3000만원을 날렸다면 당신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무얼일까?”라고 묻는다. 친구의 위로일까 아니면 격려일까. 박 원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해답은 당신보다 더 많이 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예컨대 1억원을 날린 사람을 보며 ‘나보다 더한 놈이 있구나. 나만 망한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서로의 실패를 공유하면 진정 힘이 되는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박 원장은 말한다. 그가 자신의 부끄러운 실패담을 낱낱이 공개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주식 실패자와 중독자가 더 훌륭한 투자자로 거듭나려면 우선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참고로 박 원장이 지난 2년간 주식 중독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직장인, 주부, 사업가 등 수많은 주식투자 실패자를 만나고 상담 치료를 했는데 이들에게 처음 권하는 처방은 이렇다.-당장 주식 앱과 프로그램을 삭제한다.-주식 뉴스를 보지 말고 주식투자하는 지인을 멀리한다.도박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처럼 주식 중독 역시 일종의 행위 중독에 해당한다. 여러분도 자가진단을 통해서 주식 중독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예컨대 주식 창을 보지 않는 동안 금단 증상이 생기고 불안한지, 원금을 회수하겠다는 강박적인 집착이 있는지 등을 스스로 점검해보면 된다.주식 중독에 빠진 이들은 대부분 번아웃과 우울증을 함께 겪는다. 현재 자신의 멘탈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투자에 집착하는 인지부조화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행동 조절이 전혀 안 되고 패닉에 빠진다는 점에서 공황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이들은 계속 손실을 보면서도 똑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는 공통점이 관찰된다. 마치 카지노에서 매번 돈을 잃으면서도 도박장에 계속 다니는 사람처럼 말이다.주식 중독으로 대인관계와 사회적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 예컨대 주식투자로 친구나 가족들과 멀어지고 싸우게 되었거나, 회사에서 지각 결근을 한다거나 업무에 전혀 집중을 못하고 있다면 심리상담사나 정신과로 찾아가 꼭 상담을 받을 것을 박 원장은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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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손실·이혼에도 못 끊어요”…늘어나는 주식중독

단기간 돈버는 경험 통해 왜곡된 시각 정립

본인의 주식중독 불인정…물질적 풍요만 추구

한국독박문제관리센터 상담 2배 증가

사회적 논의 필요…일정수준 중독성투자 사행행위 포함 필요

“제가 하는 건 투자죠. 도박은 전혀 아니고요. 그렇게 나쁜 거면 나라에서 주식하는 사람 다 잡아가야죠.”(주식투자로 1억원을 잃은 30대 A씨)”난 투자하는 건데 이게 왜 요행이죠?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는 모르지만 저는 도박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어요. 술, 담배, 도박 다 나쁘다고 하지만 주식은 안 그렇잖아요.”(주식투자로 12억원을 잃은 50대 B씨)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 환경과 `동학개미`, `영끌` 등 영향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주식중독 등 부작용도 확산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학계 지적이 나왔다.안영규 신경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중독범죄학회보 실린 `주식중독의 원인 및 대응방안` 논문에서 수억원을 잃고 수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정상 생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4명의 주식중독자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다.연구 대상자들은 주식투자로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버는 경험을 거치면서 노동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드러냈다.주식으로 2억원을 잃은 C(45)씨는 “애들 학원비 번다고 아르바이트도 했었는데 주식으로 돈 벌던 것이 생각나서 이제 다른 일은 못 한다”며 “식당에서 일당 10만원, 이까짓 것 클릭 한 번으로 버는데 땀 흘려 일할 생각이 들겠나. 노동 의욕은 완전 상실이다”라고 털어놨다.이들은 물질적 풍요를 최우선 가치로 보면서도 투자에 실패한 자신의 처지에 괴리감을 느끼거나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A씨는 “요즈음은 돈이 인격 아닌가”라며 “직장 다녀서 집 살 수가 있나. 어차피 우리 같은 사람한테는 주식밖에 없다”고 말했다.B씨는 “전에 증권회사 직원이었는데 공금 7억원에 손댔다가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며 “큰돈을 걸지 않으면 주식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남의 돈 만지면 또 그것으로 주식할 것 같아서 걱정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주식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주식투자로 5억원을 잃은 전문직 종사자 D(49)씨는 “지인들은 어제도 3천을 벌었네, 5천을 벌었네 하니까 밤에 잠이 안 온다”며 “주식 그만하라고 상담받을 때마다 얘기를 듣지만 내가 종목을 잘못 고른 거로 생각하지, 중독치료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C씨는 “이 문제(주식)로 남편과 수도 없이 싸웠다. 지금은 이혼했지만, 남편 없이는 살아도 주식 못하면 눈앞에 어른거려서 살 수가 없다”면서 “그냥 착실하게 모았으면 2억원은 통장에 있었을 텐데, 그래도 투자하다가 날린 거고 나는 중독자는 아니다. 알코올중독이나 이런 것하고는 다르다”고 단언했다.실제 일선 상담센터에서도 주식중독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의뢰인이 늘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주식 문제로 센터를 찾는 의뢰인은 매년 100여명 대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2019년 219명에서 2020년 402명으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박진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상담사는 “내담자들 상당수는 주식은 불법이 아니고, 본인은 어느 정도 정보를 분석해서 투자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며 “단순 투자라고 생각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안 교수는 “도박이나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대상자는 중독의 의미를 비교적 잘 알고 있지만, 주식에서는 중독에 대한 이해가 매우 낮다”며 “상담자나 의료진이 주식 교육을 받고 주식중독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면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해 치료 효과도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아울러 “주식이 `국가가 인정한 도박`인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독 주식의 사행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고 국가 또한 이에 대한 경고를 게을리한다. 사회적 논의를 거쳐 일정 수준 이상의 중독성 투자를 사행행위에 포함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인생은 한방’에 매몰된 주식 투자자들…“중독 위험성 더 알려야”

‘인생은 한방’에 매몰된 주식 투자자들…“중독 위험성 더 알려야”

한국중독범죄학회보, 주식중독자들 인터뷰 게재

“중독자들, 노동에 대한 왜곡된 시각 보여” 지적

“중독 증세 부정하는 모습도 나타나”

주식중독 상담자, 코로나 사태 이후 1년만에 2배

전문가들 “미디어·업계, 주식 위험성 적극 알려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 환경 등으로 주식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큰 돈을 잃고도 주식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주식 중독에 헤어 나오지 못해 상담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중독범죄학회 등에 따르면 안영규 신경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중독범죄학회보에 발표한 논문 ‘주식중독의 원인 및 대응방안’을 통해 수억원을 잃고 수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정상 생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4명의 주식중독자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주식투자로 단기간에 돈을 벌게 되면서 노동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보였다. 주식으로 1억원을 잃은 30대 남성 A씨의 경우 과거 떡볶이집,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했을 정도로 노동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으나 주식을 시작한 뒤 일상이 달라졌다고 한다. A씨는 “과거 번 돈으로 주식을 좀 했는데 (이젠)다 날렸다”고 고백했다.

기업의 가치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단기 매매 위주의 주식투자를 하거나, 주식으로 인한 손실이 커지자 급기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도 있었다. 40대 여성 B씨는 “주식할 때 투자 마인드나 기업의 가치, 기업 구조 등은 모른다. 그냥 돈이 되는지만 보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전부 투자했다가 1억(원)을 날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주식투자가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주식 중독을 인지하는 데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주식의 사행성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투자와 투기에 대한 구분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B씨는 “그래도 투자하다가 날린 것이지 (나는)중독자가 아니다. 알코올 중독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40대 남성 C씨 역시 “주식 그만하라고 상담 받을 때마다 (제가)단순히 종목을 잘못 고른 것이지 중독치료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대상자들은 미디어에서 주식 투자를 홍보하지만, 투기나 중독에 대한 경고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텔레비전을 봐도, 라디오를 틀어도 ‘주식해라. 대박 난다. 투자해라’는 등의 말만 나오지, ‘주식하다 패가망신한다. 투기니까 하지 마라’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상담 대상자의 도박 유형별 현황.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공]

이처럼 주식 중독자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이 있었다. 사행산업통합관리감독위원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제작, 지난해 10월 발간한 ‘2020년 사행산업 이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경험이 있는 689명 중 시작 시기가 코로나19라고 대답한 이들은 297명으로 43.1% 비율을 기록했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반면, 주식으로 인한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일선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주식 문제로 이 곳을 찾는 의뢰인은 매년 100명 정도였다가, 2019년 219명, 2020년 402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주식을 시작할 때 중독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미디어나 주식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주식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메시지를 투자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초단기 주식 투자는 도박적 성격에 부합하지만, 도박과의 경계가 매우 희미해 더욱 위험하다”며 “그런 와중에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20~30대나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생각하는 사행문화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맹목적 투자 심리가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식 성공담’과 같은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흔하게 올라오는 문화도 바뀔 필요가 있다”며 “미디어나 주식을 투자하는 곳에서 주식이 얼마나 도박성이 있고,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지를 업계 차원에서 책임 있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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